광고회사의 크리에이티브
우리 회사의 좋은 점 중 하나는 회사 내에 식당도 있고 카페도 있다는 것이다.
건물 내에 있는 게 아니라, 회사 내에.
가격도 싸고 품질도 좋고 서비스도 친절하고 무엇보다 가족적인 느낌도 있고
무엇보다 20층 전망을 자랑한다는 점.
이런 점이 광고회사스럽다, 고 한다면
나는 아직 멀었다, 고 생각한다.
광고회사적일진 몰라도 크리에이티브적이진 않으니까.
자, 그럼 이 회사 내 카페를 어떻게 크리에이티브하게 만들 수 있을까?
사람들이 흔히 오해하는 것 중 하난데,
가장 세련된 커피잔과 가장 핫한 도시에서 유행하는 최신 스타일의 커피를 준비하는 게 크리에이티브한 게 아니다.
건물 내에서 일하고 휴식하는 청소아주머니들도 자유롭게 카페를 이용하게 하는 것.
아메리카노 한 잔에 천 원, 페리에 생수 한 병에 천 오백원. 동일한 직원가에
청소아주머니들에게도 카페에서의 수다와 카페에서의 휴식을 배려할 수 있는 것.
그리고 그런 풍경을 거부감이나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고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것.
이런 게 크리에이티브한 거다.
코피루왁의 잔인함에 반대하거나,
직원공모를 통한 듣도 보도 못한 신메뉴를 개발하는 것도 물론 크리에이티브하지만,
청소아주머니들이 자기 회사 카페를 이용하듯 편안하게 북적대는 회사 카페의 풍경보다
낯설고 강한 풍경이 어디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