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 각본, 정서경 박찬욱, 그책, 2016(초판 11쇄)
숙희가 할 만한 대사를 짓다가 내 입으로 ‘아가씨’ 하고 처음 불러봤을 때 말이다. 그 순간 나는 그것으로 제목을 삼자고 외쳤다.
그 순간 나는 이 이야기가 내 것이 되었다고 느꼈다. 그 순간 영국 소설 <핑거스미스>는 한국 영화 <아가씨>가 되었다.
현대에 와서 아저씨들이 앞장서 오염시킨 그 명사에 본래의 아름다움을 돌려주리라, 그 한 가지 생각에만 골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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