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느순간부터 그리고 생각보다 굉장히 오랫동안

그날의 단상, 혹은 그날의 일기를 쓰지 않게 된 이유는 둘 중에 하나다.

 

사는 게 너무 바쁘고 힘들어져서 글 쓸 여유가 없어서. 혹은

사는 게 예전에 비해 너무 편하고 마음에 들어서 굳이 글을 쓰지 않아도 살만하므로.

 

둘 중 어느게 맞는 걸까 고민해보면 둘 다 맞다.

사는 게 바쁘고 피곤해서(대체 뭐가 그렇게 할 게 많은지!) 페이퍼를 열고 뭔가를 타닥거릴 힘이 없기도 하고

반면 그렇게 굳이 뭔가를 타닥거리지 않아도 견딜 정도로 마음의 상태 이런 게 많이 무던해졌기 때문이다.

 

이 둘을 하나로 합쳐서 뭉뚱그려 놓으면 나이 든 평범한 아저씨가 되어버렸구나.

 

지금의 생활이 싫으면서도 옛날처럼 못견디게 싫진 않고.

지금의 생활이 싫으면서도 뺏길까 싶으면 겁부터 나고.

지금의 생활이 싫으면서도 해나가야 하기에 하루가 피곤하고 무기력하고.

지금의 생활이 싫으면서도 뺏길 때를 대비하기 위해 생활고를 고민해야하고.

 

네. 축하합니다.

드디어 도착하셨네요. 꿈에라도 도착하기 싫은 그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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