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출발하여 11시 27 도착하는 부산행 KTX열차가 지금 들어오고 있습니다.

란 안내방송이 11시 39 들려온다.


뭔가 좀 뻘쭘한 안내방송이다.


기차를 자주 타다 보면, 제 시간에 도착할 때보다 제 시간에 도착하지 않을 때가 훨씬 더 많다는 걸 알게 된다. 

그래서 지방에 스케줄을 짤 때는 기차가 예정보다 10분 가량 늦게 도착할 걸 예상해서 짠다.


만약 통계적으로 '예정된 시간'보다 '늦게 도착하는 시간'이 더 많다면,

'예정된 시간'을 좀 더 늘려야 하는 게 맞지 않을까? 

그런데 왜 대부분의 열차는 '예정된 시간'을 지나치게 타이트하게 잡아놓는 걸까?


어쩌면, 조직, 혹은 기업, 혹은 윗사람으로 부터

결과를 강요받는 건 아닐까?


살면서 많은 것들이 이와 유사할 때가 있다.


평소에는 더 잘하는데 오늘따라 컨디션이...

원래는 2시간이면 되는데 오늘은 좀 늦었네요...


'원래는 더 괜찮은 나'는 생각보다 자주 '원래'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곤 한다.

'원래와는 다른 나'의 횟수 보다,  '원래의 나'의 횟수가 훨씬 더 많은지 세어볼 필요가 있다.

기왕이면 '원래의 나'가 '원래대로' 현실에 구현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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