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들은 전화가 오면
따르릉과 따르릉 사이 소리가 잠시 멈출 때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따르릉 울리고 전화기에 손이 닿으면
다음 번 따르릉 울릴 때까지 그대로 기다린다.
그리곤 다시 따르- 할 때 수화기를 집어든다.
스마트폰 보다는 집 전화로 그러고
요즘 보다는 예전에 많이 그랬다.
따르릉과 따르릉 사이,
소리가 들리지 않을 때는 마치 전화가 오지 않는 상태라고 여기는 듯이.
혹은 또 타이밍을 기다려 박자에 타오르듯이.
따르릉, 쉬고, 따르-에 올라타 전화를 받는다.
애초에 전화기 벨소리에 쉬는 시간을 넣었다는 것부터 흥미롭다.
따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 재촉하는 것이 아닌
따르릉 (들었니?) 따르릉 (들었어?) 따르릉 (못들었어?) 이런 느낌으로.
본능적으로 전화기와 나 사이에 여백이 필요함을 그때 사람들은 느꼈었던 것 같다.
스마트폰 시대가 되면서, 전화기는 거의 신체 기관의 일부가 되었고
일과 생활의 파트너가 되었으며,
심지어 두뇌의 일부가 되어 이것 없이는 원활한 사고활동이 어렵기 까지 하다.
그리고 이런 현상에 대해 아마도 우린 두 개의 측면을 향후 갖게 될 것이다.
스마트폰이 더욱 더 신체 및 두뇌 활동의 일부가 되는 방향과
(미래인간이란 결국 기술과 인간이 자연스럽게 결합된 사이보그형태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런 현상의 반작용으로, 스마트폰으로부터 거리를 두자는 운동이 생겨날 것이다.
편리함과 피로는 같이 오고
따릉과 따릉 사이의 간격은 갈수록 짧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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