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 게 뭐라고, 사노 요코, 마음산책, 2018(1판 13쇄)




 사람은 죽을 때까지는 살아 있다.



 우울증은 아침부터 죽고 싶어도 죽어서는 안 되는 병이다.



 “인간은 구부러진 새끼손가락을 펴기 위해서는 천 리 길도 마다하지 않는다. 반면 성격을 고쳐줄 수 있는 사람이 이웃에 살아도 찾아가지 않지”



 부자는 돈을 자랑하지만, 가난뱅이는 가난을 자랑한다.



 저세상은 이 세상의 상상의 산물이다.

 그러므로 저세상은 이 세상에 있다.



 한 시간쯤 지나자 더 이상 아무도 죽은 사람을 떠올리지 않았다…그럴 때 나는 갑자기 깨닫는다. 타인의 죽음은 한 시간밖에 지속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이 한 말인데요, 죽음에 대한 감상에도 1인칭, 2인칭, 3인칭이 있다는 군요. ‘그. 그녀(3인칭)의 죽음’은 아, 죽었구나 정도로 별로 슬퍼하지 않아요. 반면 2인칭인 ‘당신의 죽음(부모, 자식, 형제 등)’은

심각하게 받아들이죠. 그래도 그건 자신의 죽음이 아니에요. 1인칭의 죽음, 즉 ‘나의 죽음’은 아무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일인 데다 남들한테 물을 수도 없으니 어려운 거죠.



 가장 놀라운 건, 외래로 환자들을 진료하다가 여든이 넘은 할머님께  약을 드리면 “선생님, 이 약 평생 먹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죽은 후 어떻게 될지 생각하지 않는 게 가장 좋은 해결책이에요. 그냥 죽는 거죠.



 죽음에는 논리가 없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나는 자신이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예전부터 쭉 폭력을 휘두르고 싶었다는 사실을 물이 끓어 넘치듯 별안간 깨달았다.



 “어째서 정신과 의사가 여기 있나요?”

 베개 위로 눈을 반쯤 내밀며 외쳤다.

 “환자분의 가족들이 상담을 할 때가 있어요.”



 자연은 그 어떤 경우에도 실패해서 찢어버리고 싶은 그림처럼 되는 법이 없다.



“나 이제 예순이야. 벌써 할머니가 되어버렸네.”

 “어머나, 불쌍하게도. 누가 그렇게 만든 걸까?”



 또 다른 어느 날, 요코 씨는 어머니에게 엄마는 언제 태어났어, 라고 물었다. 어머니는 대답했다.

“내가 태어난 건, 그건 내가 아주 작았을 때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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