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B, 74, BANGKOK




 신시리가 방콕 도심 한복판이면서 특별하게 부각되지 않는 입지를 찾아 여러 개의 콘도미니엄과 집을 합친 커뮤니티 몰 T77이나 시리 하우스를 짓는 것은, 포화한 도시가 ‘노출이 덜 됐지만 발전 가능성이 있는 작은 단위의

지역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흐름을 읽었기 때문이다. 타일러 브륄레 역시 도시에 대해 비슷한 견해를 갖고 있다. 그는 세계의 여러 도시를 다니면서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도시가 하나의 큰 덩어리로서

일관된 특색을 드러내기보다 그 속을 구성하는 여러 개의 작은 단위에 의한 팽창과 축소를 반복해나가면서 새롭게 도시의 결을 만들 것으로 예상한다.



 “저는 이미 모든 메이저 도시가 각자의 브랜드를 정립했다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경쟁이라는 특성을 항상 감수해야 하는 입장이니까요. 앞으로는 도시 단위가 지금보다 잘게 쪼개져 더욱 작은 하위 개념으로 형성될 거라 봅니다.

‘동네(neighborhood)’라는 단위에 대한 정의 자체가 바뀌는 것이죠. 세계적으로 살기 좋은 도시라 평가받던 도시 중 일부는 순위가 바닥으로 추락할 거예요. 대신 도시보다 더 작은 단위의 동네와 구역(borough)이 자체 브랜드를 

개발하고, 그를 통해 새로운 콘셉트를 제시하는 역할을 하면서 포화 상태인 도시 안에서 피난처가 되어줄 것입니다.”



 나이를 먹고 어느 정도 입지에 도달한 사람들 대부분이 그 즈음 되면 아이덴티티가 강해져 있어요. 도통 타인의 말을 귀 기울여 듣는 일이 없고요. 스스로에 대해 생각이 많아지고 잘났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것으로 끝입니다. 그렇게

행동하기 시작했다면, 일단 창의성과는 거리가 한발짝 멀어졌다는 뜻이죠… 언제나 듣는 것으로 먼저 시작해요.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까지 계속 듣다가 뭔가가 떠오르면 ‘이게 내가 본 가능성이야’라고 말하죠. ‘이 가능성으로 뭘

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자’라고요. 저는 아이덴티티를 내세워 일하지 않아요.



 태국어는 세계에서 가장 배우기 힘든 언어 랭킹에 중국의 ‘만다린Mandarin’과 함게 빠지지 않고 오른다. 태국 문자는 띄어쓰기가 없고, 마침표나 구두점 같은 문장부호도 사용하지 않아서 특히 듣고 받아쓰는 과정이 어렵다.



 방콕의 정식 명칭은 ‘끄룽 텝 마하나콘 아몬 라따나꼬신 마힌타라 유타야 마하딜록 폽 노파랏 랏차타니 부리롬 우돔랏차니웻 마하사탄 아몬 피만 아와딴 사팃 사카타띠야 윗사누깜 쁘라싯’으로 ‘천사의 도시, 위대한 도시, 영원한 

보석의 도시, 인드라 신의 난공불락의 도시, 아홉 개의 고귀한 보석을 지닌 장대한 세계의 수도, 환생한 신이 다스리는 하늘 위 땅의 집을 닮은 왕궁으로 가득한 기쁨의 도시, 인드라가 내리고 비슈바카르만이 세운 도시’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긴 도시 이름으로, 라마 1세가 방콕을 수도로 세우면서 제정한 것이다. 너무 이름이 길어서 외우기 쉽도록 만든 대중가 ‘Groong Tep Ma Ha Na Korn’이 있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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