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B, 76, BLUE BOTTLE COFFEE




 블루보틀 커피의 브랜딩 전략은 애플Apple의 창립자인 스티브 잡스Steve Jobs의 ‘단순한 것이 복잡한 것보다 더 어렵다(Simple can be harder than complex)’는 정신과 맞물려 있습니다. 단순함을 통해 세련미를 선보인 애플의

방식은 블루보틀의 매장에서도 동일하게 느낄 수가 있어요. 애플 스토어처럼 인테리어나 장식은 최대한 배제했고, 높이가 낮은 커피 바를 중심으로 바리스타와 손님이 끊임없이 소통하는 공간을 마련했거든요. 테크 매니아가

아니어도 애플 제품에 열광하는 것처럼, 커피 애호가가 아님에도 블루보틀의 커피에 열광하는 이유죠.



 일본과 한국의 경우 카페 내에서 와이파이를 제공하지 않는데, 이는 커피를 마시는 데 집중하길 바라는 블루보틀의 정책과 부합한다.



 “아주 예전부터 그를 지켜본 사람으로서 블루보틀에 관한 제 견해를 묻는다면, 그의 카페는 일반적인 커피 하우스의 모습이 아니었다는 점을 말하고 싶어요. ‘선반에 절대로 물건을 3개 이상 올리지 않아야 한다’같은 극도의 

미니멀리즘을 추구하죠. 대학원에서 파인 아트를 전공한 제 눈에 블루보틀 카페는 제임스만의 예술적 관점이 큐레이팅된 장소처럼 보여요.”



 “선반은 책이나 접시를 두는 곳이죠. 장식품이 아니라 도구니까요.”



  사람들이 음악에 대해 잘 깨닫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데, 음악은 소리뿐 아니라 침묵도 함께 다룬다는 겁니다. 음악가가 되기 위해서는 그걸 제대로 습득하는 것이 꼭 필요하죠. 블루보틀에서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일본에서

성공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준 것이 ‘비어 있는 부분’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었습니다. 여백에 대한 강조는 많은 일본 예술의 형식과 그들 문화의 일부분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덕분에 어떤 면에서는 일본인이 저희가 그들과 비슷한

정신을 추구하는 브랜드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아까는 다양한 방법으로 물의 성분을 바꿔 커피를 추출하는 것에 대한 얘기를 나눴어요. 벤의 주요 활동 지역은 LA인데, LA의 물맛은 별로 좋지 않고 미네랄 함량이 매우 높은 편입니다. … 그래서 저희는 일본식으로 아주 천천히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에 활용할 물의 성분을 조작할 방법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라이트 로스팅한 커피를 일반 물에 추출하면 맛이 너무 강해지거든요. 증류수를 사용해 용존산소량을 줄이면 떪은맛은 줄고 미네랄 함량은 높아지니

맛 좋은 커피를 추출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 관점에서 볼 때 호스피털리티입니다. 커피는 상품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카페에 있을 때 느끼는 감정이고, 그들이 느끼는 감정은 그들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방정식입니다. 그 느낌은 커피 맛과 관련이 깊지만, 맛에

한정된 것은 아닙니다. 



 바리스타에게 훈련시키는 것은 단순히 커피를 추출해 예쁜 음료를 만드는 기술이 아닙니다. 저희 회사에서도 바리스타 경연 대회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만, 저는 한 번도 그쪽에 끌린 적이 없습니다. 저는 커피 추출을

퍼포먼스라 생각하고 이 일을 시작한 게 아니거든요. 오히려 퍼포먼스를 그만하고 싶어 시작한 일입니다. 퍼포먼스가 아니라 관계에 대한 것이니까요. 



 그간 쌓아온 이야기가 없다면 로고가 주는 느낌도 달라질 겁니다. ‘브랜드를 형성하는 것 자체가 곧 브랜드다(What’s behind the brand is in front of the brand)’라는 표현처럼 블루보틀에서 매일 벌어지는 수천 가지 일이

로고를 통해 표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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