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부대, 장강명, 은행나무, 2019(1판 8쇄)
사람이란 게 참 신기해요. 진짜 그 짧은 글로 상처를 입어요. 여러 명이 댓글로 ‘너 틀려먹었다, 저질이다, 반성해라’ 이러고 돌아가면서 공격하면 어지간한 사람은 버텨내질 못해요. 웃기죠? 아는 사람이 하는 말도 아니고, 앞으로
만날 일이 있는 사람도 아닌데, 당사자에 대해 쥐뿔 아는 것도 하나 없는데, 사실은 남자 셋이서 돌려쓰는 가짜 아이디인데.
논리 싸움은 두 사람이 아주 좁은 화제를 가지고 붙을 때, 그것도 그 두 사람이 좀 양식 있는 사람들일 때에나 가능한 거예요. 인터넷 싸움은 정력과 멘탈로 하는 겁니다.
인터넷 커뮤니티는 하나하나가 고유의 질서와 법칙을 지닌 생태계다. 그 세계들은 태어나고 성장하며, 진화하고 죽는다. 어떤 것들은 아름답고 어떤 것들은 위대하다. 어떤 섬의 숲은 산불에도 잘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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