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지 않는 여름 1, 에밀리 M. 댄포스 , 다산북스, 2020(전자책 발행)



 

 나는 린지의 삐쭉삐쭉한 백금발 머리카락이 바닥과 플립플롭이 부딪치는 박자에 맞춰 까딱까딱하는 뒷모습을, 이미 성큼 다가와 버린 먹구름을, 1분 전보다 미묘하게 어둑어둑해진 주차장을 쳐다보며 서 있었다. 



 마일스시티의 로데오 축제는 ‘미국에서 2구획 반경 내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이 가장 많은’ 행사로 기네스북에 실리기까지 했다.



 바깥으로 나오니 땅은 온통 진흙투성이였고, 풀 냄새, 꽃사과나무 냄새, 갓 비가 그친 뒤의 냄새가 풍겨왔다. ‘봄철의 들판’이라는 이름을 붙인 세탁 세제와 비누가 흉내 내지만 늘 실패하는 바로 그 냄새였다. 



 ‘무감각한’과 ‘무감각’이라는 단어가 12페이지짜리 작은 책자에 열일곱 번이나 나왔기 때문에 나는 무감각으로 이루어진 셔츠를 만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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