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간다는 것
나아간다는 말에는 나아가지 않는 상태가 포함되어 있다.
나아가지 않는 상태일 수도 있지만 나아간다는 말이다.
‘떠밀려간다’거나 ‘떠내려간다’와 다른 이유다.
떠밀려가는 것은 가만히 있어도 밀려간다는 말이다.
밀려가지 않는 상태가 포함되지 않는다.
힘을 줘도 힘을 주지 않아도 떠밀려가는 것은 떠밀려가는 것이다.
반면 나아간다는 것은 조금 다르다.
내가 나아가려 하지 않으면 나아가지 않는다.
오히려 맞바람이 부는 상황일 수도 있다.
가만히 있으면 나아가지 않을뿐더러 뒤로 밀려나가는 상황일 수도 있다.
하지만 놀랍게도 나아간다는 말에는
맞바람을 뚫고 나아간다는 의미도 포함될 수 있다.
주위 사람들의 의견이나 분위기에 떠밀려 갈 수도 있고, 그것을 뚫고 나아갈 수도 있다.
특히 스스로를 향해 정면에서 불어오는 비판과 성찰은 나아가기 위한 맞바람이다.
이게 있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