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 이름 정하기, 이랑, 위즈덤하우스, 2020(초판 2쇄)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몇 년 전부터 가르치는 학생들이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에 이런 얘기를 해요.
“저는 젠더퀴어예요. 저는 바이섹슈얼이에요. 저는 폴리아모리예요. 젠더플루이드예요. 에이섹슈얼이에요. 퀘스처너리예요.”
나는 정말 시스젠더 헤테로 여성인가? 정말 그런가?
사회가 여성의 젖꼭지에 부여한 의미가 너무 크다 보니까 브래지어를 하지 않는 것이 쉽지는 않더라구요. 주변에서 여성, 남성 할 것 없이 수많은 사람들이 제게 브래지어를 하고 다니라는 충고를 엄청나게 했어요. 거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 미친년이라고 욕도 많이 먹었지요. 그때마다 다른 데보다 조금 더 살이 많고 색이 짙은 이 가슴과 젖꼭지라는 신체 부위가 대체 뭘까 싶었죠. 여기에 어떤 맥락과 가치가 있기에 이 많은 사회 구성원들이 나서서 단속하려고 할까.
한국 사람의 한국 이야기
그보다는 친구에게 뉴욕에 대한 이야기를 더 듣고 싶었다. 아시아 여성에 관한 편견이 있다지만, 인종차별도 여전하다지만, 그래도 뉴욕은 뉴욕일 테니까. 거기서 살고 공부한다는 건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 집도 가난하고 본인도
가난한 나 같은 사람에게 유학이라는 건 상상만 해볼 수 있는 일이었다.
나는 오늘 들었다
내가 퍼부은 질문에는 지금 생각해도 신선하다 싶은 것도 있었다. ‘성경에는 왜 공룡이 안 나와요?’ 같은.
증여론
한 시간에 1미터씩 깊어지는 우물 같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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