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 제프리 웨스트, 김영사, 2019(1판 7쇄 발행)
당신이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것 – 자신의 의식, 자신의 성격, 자신의 개성 – 은 뇌에 있는 신경세포와 시냅스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의 집단적인 표현 형태다.
다소 역설적이게도, 당신의 몸을 구성하는 약 100조 개의 세포 중에서 당신이 자기 자신이라고 인정하거나 동일시할 특성을 지닌 것은 전혀 없다.
집단적으로든 개인적으로든 우리는 자신의 운명을 형성할 자유를 얼마나 지니고 있는 것일까? 세부적으로 고도로 확대해서 본다면, 우리에게는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사건들을 결정할 엄청난 자유도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주 긴 시간대를 다루는 해상도가 더 낮고 더 큰 그림에서 보면, 삶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결정론적인지도 모른다.
프루드는 자신이 직면한 도전 과제가 얼마나 큰 것인지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했을지도 모르지만, 알아낸 사항을 선박 건조에 적용하려면 새로운 전략이 필요함을 인식했다. 그가 모델링이라는 새로운 방법론, 따라서 소규모 조사를 통해 얻은 정량적 결과를 어떻게 하면 실물 크기의 배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를 판단하는 스케일링 이론 개념을 창안한 것은 바로 이 맥락에서였다. 갈릴레오와 같은 맥락에서 프루드는 거의 모든 스케일링이 비선형성을 띠며, 따라서 충실한 1:1 대응을 토대로 한 전통적인 모델이 실제 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판단하는 데 유용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큰 배의 상대 운동을 특징짓는 주된 양이 무엇인지를 알아냈고, 그것은 나중에 프루드 수Froude number라고 불리게 된다. 이는 배 속도의 제곱을 배의 길이에 중력 가속도를 곱한 값으로 나눈 값이다.
이런 발전들에서 비롯된 의도하지 않은 신기한 결과 중 하나는 모든 제조사들이 동일한 방정식들을 풀어서 비슷한 성능 매개변수들을 최적화하려고 하기 때문에 거의 모든 자동차가 비슷해 보인다는 것이다. 50년 전만 해도 그런 계산을 할 수 있는 고성능 컴퓨터가 없어서 결과를 예측하는 데 정확성이 떨어졌다. 또 연료 효율이나 오염물질 배출에 별 신경을 쓰기 전이었으므로 자동차 디자인이 훨씬 더 다양했고, 따라서 훨씬 더 흥미로웠다.
노화와 사망이 생명의 가장 흔하면서 근본적인 특징들에 속하므로, 나는 관련 사항들이 거의 다 밝혀져 있을 것이라고 소박하게 가정했다. 하지만 정말 놀랍게도, 노화와 죽음에 관해 받아들여진 일반 이론이 아예 없을뿐더러,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그 분야 자체가 비교적 작고 침체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게다가 내가 1장에서 제기한 질문들처럼, 물리학자라면 묻는 것이 자연스러운 질문들조차도 거의 다루어진 적이 없는 듯했다. 인간의 수명이 100년이라는 근거는 어디에서 나오는가, 무엇이 노화의 정량적이고 예측적인 이론을 구성하는가 하는 질문이 특히 그러했다.
체중이 100배 증가할 때마다 대사율이 동일하게 32배씩 높아지는 양상은 거듭제곱 법칙의 일반적인 자기 유사성의 한 사례다. 더 일반화하자면, 체중을 어떤 규모에서 어떤 임의의 배율로 증가시킨다면(이를 테면 100배), 대사율은 처음의 체중이 얼마든, 즉 생쥐의 무게든 고양이의 무게든 소의 무게든 고래의 무게든, 동일한 비율로 증가한다(32배).
방금 우리는 생쥐보다 100배 무거운 고양이가 설령 약 100배 더 많은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고 할지라도 겨우 약 32배 더 많은 에너지만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클라이버 법칙이 지닌 본질적인 비선형성에서 나오는 규모의 경제의 고전적 사례다.
마찬가지로 어떤 동물의 몸집이 2배라고 할 때, 유지하는 데 드는 에너지가 100퍼센트 더 늘어나야 할 필요는 없다. 겨우 75퍼센트 정도만 더 늘어나면 된다. 그럼으로써 2배로 늘 때마다 약 25퍼센트씩 절약되는 셈이다. 따라서 체계적으로 예측 가능한 정량적인 방식으로, 생물이 더 커질수록 조직 1그램을 유지하기 위해 세포 하나가 1초당 생산해야 하는 에너지는 더 줄어든다. 개의 세포보다 당신의 세포가 덜 열심히 일하지만, 당신의 세포보다 말의 세포가 덜 열심히 일한다. 코끼리는 쥐보다 약 1만 배 무겁지만, 유지해야 하는 세포가 약 1만 배 더 많음에도 대사율은 겨우 1,000배 더 높을 뿐이다. 따라서 코끼리의 세포는 쥐의 세포보다 약 10분의 1의 속도로 활동하며, 그에 따라 세포 손상률도 줄어들고, 수명도 더 늘어난다.
대사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핵심 분자는 아데노신삼인산adenosine triphosphate(ATP)이라는 좀 다가가기 어려운 이름을 지니고 있다. 대사의 생화학은 세부적으로 보면 극도로 복잡하지만, 본질적으로 ATP의 분해를 수반한다. ATP는 세포 내 환경에서 비교적 불안정하다. ATP(인산이 세 개 들어 있다)는 ADP, 즉 아데노신이인산adenosine diphosphate(인산이 두 개 들어 있다)으로 바뀌면서 인산을 묶어두고 있을 때 저장하고 있던 에너지를 방출한다. 이 인산 결합이 끊어질 때 나오는 에너지가 바로 대사 에너지의 원천이며, 따라서 우리를 살아 있게 해주는 근원이다. 그 반대 과정은 ADP를 다시 ATP로 바꾼다. 우리 같은 포유동물은 산화성 호흡을 거쳐 음식에서 얻은 에너지로 그 일을 하고(그것이 우리가 산소를 호흡해야 하는 이유다),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서 한다. ATP가 ADP로 되면서 에너지가 방출되고 ADP가 다시 ATP로 바뀌면서 에너지가 저장되는 이 주기는 전지가 방전되고 충전되는 것과 매우 흡사한 연속 순환 고리를 형성한다… 이 과정이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ATP가 거의 모든 생명에 통용되는 대사 에너지의 화폐라고 불리곤 하는 것도 놀랍지 않다. 매순간 우리 몸에 들어 있는 ATP의 양은 겨우 약 250그램에 불과하지만, 여기에는 자기 자신에 관해 알아야 할 진정으로 놀라운 사실이 담겨 있다. 매일 우리는 대개 약 2X1026개의 ATP분자를 만든다. 200조 곱하기 1조에 해당하는 수이며, 무게로는 약 80킬로그램에 달한다. 다시 말해, 매일 우리는 자기 몸무게만큼의 ATP를 만들고 재순환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 모든 ATP 분자는 우리가 살고 몸을 움직이는 데 필요한 약 90와트의 에너지를 생성함으로써 우리의 총 대사 수요를 충족한다.
이 미세한 에너지를 만드는 발전기인 호흡 복합체는 미토콘드리아 내부의 주름진 막에 들어 있다.
… 세포의 종류와 에너지 수요에 따라 다르긴 한데, 우리 몸의 세포 하나에는 미토콘드리아가 약 500~1,000개 들어 있다. 근육은 에너지가 더 많이 필요하므로 근육세포에는 미토콘드리아가 빽빽하게 들어 있는 반면, 지방세포에는 미토콘드리아가 더 적다. 따라서 평균적으로 우리 몸의 세포 하나에는 최대 100만 개의 이 작은 발전기들이 미토콘드리아에 흩어져 밤낮으로 일을 한다. 그리하여 우리가 건강하고 튼튼하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천문학적인 수의 ATP를 만들어낸다. ATP의 총량이 생산되는 속도가 대사율의 척도다.
산소 분자는 적혈구에 든 철분이 풍부한 헤모글로빈에 결합한다. 적혈구는 산소의 운반자 역할을 한다. 철이 공기 중에서 산화하여 녹이 슬면 붉게 변하는 것과 거의 비슷한 방식으로, 적혈구 내에서도 산화 과정이 일어나기 때문에 우리 피는 붉은 색을 핀다. 피는 세포로 산소를 전달하고 나면, 붉은색을 잃고서 푸르스름하게 변한다. 시장과 허파로 피를 돌려보내는 혈관인 정맥이 푸른색을 띠는 이유이다.
심장 박동 수는 포유동물의 크기에 상관없이, 들숨 횟수의 약 4배다….
하지만 정말로 놀라운 점은 몸집에 상관없이 모든 포유동물의 혈압이 동일하다고 예상된다는 점이다. 땃쥐의 심장은 무게가 소금 알갱이 약 25개에 해당하는 약 12밀리그램에 불과하고 대동맥은 지름이 겨우 약 0.1밀리미터에 불과하여 거의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반면, 고래의 심장은 무게가 거의 경차에 맞먹는 약 1톤에 달하고 대동맥은 지름이 약 30센티미터에 달한다. 하지만 둘의 혈압은 거의 같다.
허파는 크기가 축구공만 하고 부피는 5~6리터에 불과하지만,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혈액과 교환하는 호흡계의 말단 단위인 허파꽈리의 총 표면적은 거의 테니스장만 하며, 모든 공기 통로의 총 길이는 약 2,500킬로미터에 달한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카고까지, 또는 런던에서 모스크바까지의 거리에 해당한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우리 순환계를 이루는 모든 동맥, 정맥, 모세혈관을 한 줄로 죽 늘어 세우면, 총길이가 약 10만 킬로미터에 달한다는 점이다. 지구를 거의 두 바퀴 반을 돌거나, 지구에서 달까지 거리의 3분의 1을 넘는 길이다.
우리는 평생토록 계속 먹고 대사를 하는데, 결국 성장이 멈추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급된 대사 에너지는 기존 세포의 유지와 새 세포의 생성 사이에 할당되므로, 에너지가 새 조직을 만드는 데 쓰이는 비율은 대사율과 기존 세포의 유지에 필요한 에너지의 차이와 같다.
생물의 크기가 2배로 는다고 하자. 그러면 세포의 수도 2배로 늘므로, 세포의 유지 관리에 필요한 에너지의 양도 2배로 증가한다. 하지만 대사율(에너지의 공급량)은 23/4=1.682…배만큼만 증가한다. 즉, 2배보다 적다. 따라서 대사 에너지가 공급될 수 있는 속도보다 유지 관리에 필요한 에너지가 증가하는 속도가 더 빠르므로, 성장에 쓰일 에너지의 양은 체계적으로 줄어들다가 결국에는 0이 될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성장이 멈추게 된다.
기온이 2도 달라지는 더 규모가 작은 변화에도 성장률과 사망률은 20~30퍼센트 달라진다. 이는 엄청난 수준이며, 따라서 우리가 처한 문제의 근원이 된다. 지구 온난화로 기온이 약 2도 올라간다면 - 현재 그 궤도로 가고 있다 – 모든 규모에 걸쳐서 거의 모든 생물학적 삶의 속도가 무려 20~30퍼센트 상승할 것이다.
1870년 이전에 태어난 사람의 기대수명은 지구 전체를 평균했을 때 겨우 30세였을 것으로 추정되며, 1913년에야 34세로 올라갔다. 그런데 2011년에는 무려 2배 이상 올라가서 70세를 넘었다.
그로부터 나온 놀라운 결과 중 하나는 대다수의 동물에게서 사망률이 나이에 상관없이 거의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어느 시기에 죽는 개체들의 상대적인 수는 어느 연령에서든 같다. 따라서 예를 들어, 5~6세에 살아남은 집단 중 5퍼센트가 죽는다면, 55~56세와 95~96세에도 그때까지 생존한 인구 중 5퍼센트가 사망할 것이다. 이 말은 직관에 반하지만, 달리 표현하면 더 의미가 와닿을 것이다. 사망률이 일정하다는 말은 특정한 기간에 죽는 개체의 수가 그때까지 살아남은 사람들의 수에 직접 비례한다는 뜻이다. 3장에서 논의한 지수적 행동을 떠올려보면, 이것이 바로 지수 함수의 수학적 정의임을 알아차릴 것이다.
예를 들어, 모든 심장병과 심혈관계 질환이 완치된다면, 태어날 때의 기대수명은 겨우 약 6년 늘어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 놀라운 점은 모든 암이 완치된다고 하면, 태어날 때의 기대수명이 겨우 약 3년 증가한다는 내용일 것이다. 당신이 65세라면, 2년도 채 늘어나지 않는 셈이다.
이런 통계를 볼 때 강조하고 싶은 중요한 점이 두 가지 있다. (1) 죽음의 주된 원인은 기관과 조직(심장마비나 뇌졸중에서처럼)이든 분자(암에서처럼)든 주로 손상과 관련이 있으며, 감염병의 역할은 비교적 미미하다. (2) 설령 모든 사망 원인을 제거한다고 해도, 모든 사람은 125세가 되기 전에 죽을 운명이며, 우리 대다수는 그 나이에 이르기 한참 전에 그 운명을 맞이할 것이다.
20세기의 가장 놀랍고도 심오한 발견 중 하나는 우주 규모에서 볼 때 우리가 지수적으로 팽창하는 우주에 살고 있음을 깨달은 것이다. 마찬가지로 심오하지만 훨씬 덜 알려진 발견은 지구 규모에서도 우리가 지수 팽창하는 우주에 살고 있다는 깨달음이다. 바로 사회경제적 우주 말이다.
인류세Anthropocene라는 용어는 우리 행성의 역사에서 인류 활동이 지구 생태계에 상당히 영향을 미친 가장 최근 시기를 가리키는 이름으로 제시되어왔다. 이 과정은 약 1만 년 전 농경이 발명되고, 그 뒤에 떠돌던 수렵채집인들이 정착 사회를 이루고, 궁극적으로 최초의 도시가 출현하면서 시작되었다.
산업혁명과 함께 시작된 이 훨씬 잛으면서 집약적인 시기를 적시하기 위해, 나는 새로운 용어를 도입하고자 한다. 그래서 도시세Urbanocene라는 이름을 제안한다.
내가 만나본 경제학자들은 거의 다 붕괴가 임박했다거나 궁극적으로 일어난다는 전통적인 맬서스주의 형태의 개념을 순진하다거나 단순하다거나 아예 틀렸다고 자동적으로 무시하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에, 내가 만난 물리학자나 생태학자는 거의 다 그 개념을 안 믿는다는 것은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아마 그 생각을 가장 잘 요약한 표현은 고인이 된 경제학계의 독불장군인 케네스 볼딩Kenneth Boulding이 미국 의회에서 한 말일 것이다. “유한한 세계에서 지수 성장이 무한히 계속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미치광이이거나 경제학자다.”
불은 죽은 나무에 저장된 태양의 에너지를 방출하는 화학 과정이다.
전 세계 모든 도시의 소득 분포가 엄청난 차이를 보이며, 우리 대부분이 많이 가져도 더욱더 원하는 욕망에 이끌린다는 점을 생각할 때, 다양한 형태를 취하는 탐욕이 도시의 사회경제적 동역학의 주된 기여자라고 믿는 것은 어렵지 않다.
비유적으로 표현하자면, 탐욕은 우리를 비롯한 동물들의 몸집에 상대적으로 대사력을 최대화하려는 진화생물학적 충동의 사회적 판본이다.
도시 생활의 이 어두운 사회심리적 측면을 개념화하기 위해, 밀그램은 전기 회로와 시스템과학 이론에서 ‘과부하overload’라는 용어를 빌렸다. 대도시에서 우리는 너무나 많은 장면, 너무나 많은 소리, 너무나 많은 ‘일들’, 너무나 많은 사람을 빠른 속도로 끊임없이 접하기 때문에, 쏟아지는 그 모든 감각 정보를 다 처리할 수가 없다. 모든 자극에 반응하려고 하다가는 우리의 인지적·심리적 회로가 고장날 것이고, 한마디로 우리는 과부하에 걸린 전기 회로처럼 퓨즈가 나간다.
주민이 수천 명에 불과한 소도시에서 100만 명이 넘는 도시로 가면 평균 보행 속도가 시간당 무려 6.5킬로미터로 거의 2배 빨라진다. 이 값이 최대이고, 훨씬 더 큰 도시로 가도 별로 증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 숨겨진 동역학의 뜻밖의 한 표현 형태는 최근에 영국의 리버풀에서 도입한 빠른 보행 톨로이다. 남들이 너무 미적거린다고 사람들이 몹시 좌절하는 꼴을 보다 못해서 보행자를 위한 특별 고속 통로를 도입한 것이다. 이 사진은 삶의 속도 증가를 놀라울 만치 잘 보여주는 사례다. 설문 조사를 했더니 느리게 걷는 사람들 때문에 도심가에서 물건을 사러 돌아다니기가 힘들었다고 대답한 사람이 절반이나 되었다. 여기에 자극을 받아서 전 세계의 도시들이 리버풀의 사례를 주목하기 시작했으면, 나는 이 신기한 현상을 주요 도시의 도심에서 더 많이 볼 수 있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도시 스케일링의 가장 흥미로운 측면 중 하나는 그것이 보편적인 특성이라는 점이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소득과 특허 건수에서 범죄와 질병의 발생률에 이르기까지 서로 무관해 보이는 사회경제적 양들은 도시가 커짐에 따라 약 1.15라는 비슷한 지수에 따라 초선형적으로 규모가 증가한다.
뉴욕에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업종은 의원이다. 나와 같은 노쇠한 사람들이 대규모로 모여 사는 은퇴자 도시인 피닉스에서는 의사가 겨우 5위를 차지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기묘하다. 강박적일만치 조깅과 건강에 관심을 쏟는 젊은 캘리포니아인들이 몰려 있는 산호세에서는 7위라는 점은 그리 놀랍지 않을지라도 말이다. 뉴욕에서 의사에 이어서 2위는 변호사이고, 요식업자가 그다음인데,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뉴욕에서 변호사와 요식업자가 상위를 차지할 만한 이유는 명백하지만, 뉴욕에 의사가 그렇게 많아야 할 이유는 뭘까?
내가 살아온 시대에도 사람이 평생을 동일한 전문 지식을 이용하여 한 가지 직종에서 계속 일할 것이라고 무의식적으로 가정했다. 이제는 그렇지 않다. 현재 사람은 평균적으로 주요 혁신들이 일어나는 시간 간격보다 상당히 더 오래 사다.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에서는 더욱 그렇다. 현재 노동 시장에 들어가는 젊은이들은 생애 동안에 자기 직업의 연속성을 교란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주요 변화를 몇 차례 겪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교훈은 명확하다. 과학도 데이터도 민주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과학은 능력주의적이고 데이터는 평등하지 않다.
'other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셔널지오그래픽 - 2021년 4월 (0) | 2021.04.20 |
---|---|
매거진B 86 - USM (0) | 2021.04.16 |
무수히 많은 밤이 뛰어올라 - 후루이치 노리토시 (0) | 2021.04.07 |
내셔널지오그래픽 - 2021년 3월 (0) | 2021.03.17 |
꿈꾸는 기계의 진화 뇌과학으로 보는 철학 명제 - 로돌프 R. 이나스 (0) | 2021.03.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