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은 주머니의 단추며 지퍼를 모두 잠그고 다닌다.
나는 그런 것들을 모두 열어놓고 다닌다.
동생의 이유는 그것이 옷맵시가 나기 때문이고
나의 이유는 그것이 주머니가 있는 이유라(얘네들도 숨좀 쉬어야지)
생각하기 때문이다.
현대의 패션은 동생의 견해를 따라가는 모습을 보인다.
주머니는 실용성보다는 장식적 측면이 강하고
맵시를 살리기 위해 있는 듯 없는 듯 감춰둔다
동생은 심지어 바늘로 얇게 주머니를 꿰매두기도 한다.
저런 녀석이 왜 여자친구가 없지?
여름 면바지를 꺼내입었다.
작년 뒷주머니 단추 떨어진 것을 꿰매야지 하다가 1년이 지났다.
그 사이 단추도 실도 어디론가 가버렸다.
실도 바늘도 단추도 어딘가에서 잘들 지내겠지.
여자친구가 생기면 달아달라고 해야겠다.
여자친구가 바느질 하는 모습은 하루종일 쳐다만 봐도
싫증나는 일 없이 아늑할 것 같다.
그러고보면 작년에도 똑같은 생각을 했던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