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걷는 걸 즐긴다.
마시이족의 걸음을 흉내내거나, 파워워킹을 하거나,
릴레함메르 동계 올림픽 피겨 스케이터 걸음을 따라하기도 한다.
비가 오는 날에는 Sing in the rain
영화 속 뜀뛰기를 따라하기도 한다.
쌓이고 쌓이다 보니
나는 대단히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사람이 되었다.
일행이 있는 상태에서 걷는 것이 어느 순간 무척 어색해졌다.
몰랐는데, 내 걸음이 엄청나게 빠르단다.
이왕 걷는 것, 잠도 깨고, 운동 효과도 얻을 수 있게
성큼성큼 걸을 때가 많다.
물론 적절한 BGM을 틀어 귀에 쑤셔 넣는다.
주로 CDP를 쓰지만
짐이 많다 싶으면 mp3가 편하다.
목에 걸린 mp3 는 조금만 속도를 내면
좌우로 심하게 흔들거린다.
반팔 면티를 입고 걸으니까
mp3가 가슴에서 흔들거리며 문질러지는 느낌이 두드러진다.
흔들거리는 폭이 커지더니
이 빨간색 mp3는 내 가슴 양쪽 젖꼭지를 건드리며
계속해서 왕복운동을 한다.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기계와 중력이 내 외로움을 쓰다듬는 기분이다.
조금 지나니까
여자들도 mp3를 걸고 빠르게 걸으면
젖꼭지에 마찰이 생기고 느낌을 받을 지 궁금해진다.
으흐흐흐
머릿속에서 누군가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