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

 

 

 

얼굴에 무어가 막 났다

안경에 김 서리고

지느러미 눈썹 잠긴다

 

거울 뒤에 서서 거울을 미는

내 얼굴 안쪽에서

바깥으로 막 미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보인다

 

얼굴에 박힌 손자국,

점들이 모두 몇 개인지

몇 개가 사라지고

몇 개가 다시 생겨났는지

 

구멍이 있고 껌뻑거림이 있고

섬과 등대와 물개와 고래잡이 어선이

벌름거리거나 낼름거리거나 꾸깃해져서 울고있다

 

집어삼킬듯 아구를 벌리면

정수리부터 내려오는

파란 물길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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