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대체 내 시를 여기저기서 얻어와야 하다니... 돌려다오 나쁜 해커놈! 이제 슬슬 아깝다.

* 이 아주머니는 오리털 파커까지 사진을... 네이버에서 퍼옴.

 

 

 

 

제13회 시안 신인상 당선작

 

중력의 아름다움 / 김원국

오리털이 가득 부푼 옷을 입었는데 왜
왜 날지 못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매장을 도로 찾아가서 물어 보았다
이거 가짜 오리털이 아닌가
아직 날지도 못하는
어린 것들의 털은 아닌가
인간주의적 성향으로 오리털에
솜을 섞은 것은 아닌가
물어 보았다

그러다 내게 딱 걸렸지
자기네 공장에서도
오리를 받는 건 아니고 깃털만 받아
실제로 나는 새를 본 건 아니라고
그럼 누가, 누가 알까요
나는 점퍼를 벗어서 질질 끌고 다녔다
오리들이 북북 철망에 끌리는 듯
손목이 죄어왔다

나는 비싼 깃털 옷을 입었는데
왜 날 수가 없었던 건지 알지 못한 채로
점퍼는 심하게 더러워져서
세탁소에 영영 맡겨버렸다

한 친구는 뮤라는 온라인 게임에서
현금 30만원을 주고 캐릭터에 날개를 달았다
대충 땅으로부터 1미터 정도를 그의 법사*는 날아다닌다
그는 자신이 나는 것처럼 마냥 기분이 좋아
나는 그가 날아갈까봐 힘껏 매달렸다


*온라인 게임<뷰>의 인기 캐릭터.

 

 

 

 

'pl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외롭고 웃긴 가게  (0) 2005.06.13
서울극장 앞에서  (0) 2005.06.13
오늘이 아름다운 이유가  (0) 2005.06.09
  (0) 2005.06.06
8일 째 아침  (0) 2005.06.06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