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고 웃긴 가게*

 

                - 리채에게 바치는 노래이되 이 사랑의 주인은 다른 사람이었음 

 

 

 

1

다시 찾아온 사랑

조심해서

 

가아

 

웃어야지 어쩌겠어

거북이도

 

모래로 알을 덮잖아

 

 

2

눈물을 햇빛에 말리고 있었다*

오늘따라 지구의 매끄러움이 푸석해지고

철제 앵글의 서가처럼 기우뚱

 

거북이 한 마리가 양손과 무릎에 모래를

가득 묻힌 채 길가로 나와 물었다

 

너도 자궁을 도둑 맞아

모래 자궁을 이용했니

 

아니, 다시 찾아온 사랑을 조심해서 보내고

문을 닫아버렸다고,

 

마음 속,

어느 상점에선가 한여름에도 눈이 내리고

니트 모자에 선글라스를 끼고 샴페인을 흔들며 노래 부르고 있었다

돌아오지 말라고 보낸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 외롭고 웃긴 가게 : 이상은 7집 앨범제목이자, 노래 제목.

* 이상은 11집 앨범 중 'VALKYRIE' 노래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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