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나 귀여운지......
사람이,
그림이,
행동이......^^
포인트는 떨어지던 눈물 두 녀석이 우리를 떨어뜨리지 말라고 손을 짝 벌리고 있는 부분이죠. "Don't cry. 우리를 흘려보내지 말아요~
"
아싸 ^^
심오한 그림이라 이해 못했어요....;;
눈물이 안경인줄 알았네요....ㅎㅎ
절대로 melt님 안봤어요.. 진짜 셔츠만
봤어요.. 정말이예요..;;
웬일이야.. don't cry가 평소와는 다른 뜻으로 해석돼요 =_= 정말 눈물이 하는 말인 양.. 크라이해서 날 떨어뜨리지 마라.. 뭐 이런식으로
건장한 팔을 보니 정맥주사 단번에 가능할 거 같은데요? ㅎ
눈물이 눈에서 번지점프 하네요.
나비 2005.07.06 09:36:10
마스크보다는 안대를 하셨으면 얼굴을 안 볼텐데....
이런 답글들이 이어질 줄은 몰랐다. 고마운걸.
예전에 김소월 시들을 공부할 때, 뭘 공부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당시에는
내가 열심히 무언가를 공부하고 있다는 분위기가 있기는 했다. 그때,
김소월이 누나야 누나야 하면서 징징거리는 시들을 보면서
진짜 이사람에게 누나가 있었던 거야, 없었던 거야, 그런 생각을 했고
작가비평을 하면서 "실제로 그에게 누나가 ( )다." 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게는 누나가 있다.
근데 이름만 알고 생일도 모르고, 어떤 학교를 나왔는지도 모르고,
지금 무슨 공무원이라고 들었는데 정확히 무슨 공무원인지도 모르고, 어디 사는 지도 모르고,
전화번호도 모른다.
지금까지 한 다섯 번 정도를 본 것 같다.
중 3때, 왠일로 아버지가 롯데월드를 가자고 나와 동생과 형을 차에 태웠다.
롯데월드를 그때까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나와 동생은 들떴으면서도 이 귀한
일요일을 아버지와 보낸다는 사실에 승질이 나기도 했다.
우리는 당시 늘 공짜로 라면을 삶아 내주던 만화가게 아저씨를 아버지보다 더 좋아했다.
롯데월드는 안가고
어느 공터에서 한참을 기다리자 아버지가 왠 여고생을 데려왔다.
나의 누나라고 했다.
그러니까 드라마 같은데 자주 나오는 '배 다른 누나'를 처음 만난 날이었다.
별로 놀라지도 않고 슬프지도 않고 아무렇지도 않고
어색한데 아는 척 하려니까 너무 귀찮았다.
그날 롯데월드에서 멍청하게 내 동생은 자유이용권을 잃어버리고
그래서 형과 나와 누나와 동생은 세 장을 가지고 어떻게 돌려가면서 놀이기구를 타고
하루 종일 어색해했다.
그 후로, 형의 결혼식 때나, 아버지 환갑 때나, 누나의 결혼식 때나, 형이 이민 가기 전 모였을 때나 한 번씩 보고, 거의 연락은 하지 않았다. 다만, 누나에 관한 얘기는 아버지 험담할 때 가끔 하는데, 그 이유인 즉슨,
형과 누나가 한 어머니에게서 나왔고 나와 동생이 한 어머니에게서 나왔다.
아버지는 전처와 헤어지면서 그래도 장남이라고 형만 데리고 어머니에게 왔고
나와 동생을 낳은 것이다.
묘하게 내게 과한 애정을 보이던 외할머니의 행동이 그때서야 이해가 가기도 했다.
외할머니 입장에서는 내가 장남으로 보였던 것이겠지. 헌데,
정작 형의 입장에서는 낯선 어머니와 낯선 외할머니와 10대를 보내야 했고
무엇보다도 누나의 입장에서는
아주 세상이 코미디 같지 않은가 싶다.
아무튼 무식함이란 무엇인가, 누가 묻는다면,
전처에게 모두 맡기든가, 모두 데려오든가 하지 않고
남매를 나눠서, (단지 장남이라는 웃기지도 않는 이유로)
오징어 다리 찢듯이 찢어 갖는게 무식함이라고 말하겠다.
아무튼 그래서 어떤 때는 3남 1녀라고 소개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3형제라고 소개하기도 한다.
호적상으로는 3형제인데, 실제로는 4남매이니,
사실을(4남매) 말하면 남들이 볼 때 거짓말이 되고
거짓을(3형제) 말하면 서류상으로 볼 때 진실이 된다는 점이 참, 인간적이다.
아, 이런 얘기를 하려던 건 아니고
누나의 사진 한 장 없고, 어렸을 적 누나의 기억도 전혀 없고, 올해 4월에 첫 아이를 낳았다고 하는데 가보기는 커녕, 아이의 이름도 모르는, 조카가 딸인지 아들인지도 모르는, 누나의 남동생으로서 자각이라고는 없이 살아온 나는
위의 답글자들의 상당 수가 나보다 누나들이어서(그리고 대부분 여자여서) 잠시
누나와 함께 컸더라면 어땠을까... 좋았겠지?
이런 생각에 빠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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