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지러운 사랑

 

 

 

날아가버린 뒤에야 모기가 물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 또한, 날아가버린 뒤에야 알게될까

 

한참 동안 그녀의 피를 빨아 구겨지고 눅눅해진 날개

 

긴긴 여름 밤 동안 길죽한 이빨의 노동

 

소란소란 시끄럽게 넘어가는 그녀의 피는 AB형

 

내려봐 주오

 

다리에 묻은 나를

 

시끄럽지도 아프지도 생기 있지도 매력적이지도 않은 나를

 

바르르, 떨면서 겨우 키스나 할 수 있는 나를

 

닦아내거나 밀쳐내지 말고

 

날아가버린 뒤에야 간지러워하지 말고

 

 

 

 

  

'pl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할미꽃  (0) 2005.07.14
낯설음  (0) 2005.07.14
3분  (0) 2005.07.06
해가 지지 않는 병신  (0) 2005.07.05
1159  (0) 2005.07.05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