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지 않는 병신
오늘따라 해가 길다
하긴 어제도 길었지
명함을 반씩 접어 집을 짓다
귀찮아 모서리로 땀을 긁는다
적당히 늙은 바람이
명함모서리 지나간, 솜털 누운 자리에
숨어 있다가 어엿차!
정강이 털 하나하나가 뉴질랜드를 생각한다
어쩌면 어제 그리고 오늘
해가 지지 않는 날을 해가 질 때가지
기다린 것이 사랑이었을까
당신을 사랑하니까,라고 할만한 그런 짓이었을까
커피를 마시다가
연필로 입술을 그리고
다시 커피를 마시다가, 덥네, 그러고
지우개로 북북- 더러워진 지갑을 문지르다가
캥거루?
캥거루~
노래 조금 부른 것이
사랑의 증거가 되었을까
이민성에 전화를 걸어
끊고
걸어
끊다가 뉴질랜드어로 욕설을 상상해보는 것이
혹은
막혀
냄새 가득 고인 병원 소변기를 보다
에이, 씨발, 담배를 꺼내 피는 것이
지구가 나를 낳고 있어요
지구가 나를 꼭 껴안고 있어요
라고 말하면 안심하는 간호원들 사이에서
땀을 닦아
미끄러지지 않도록 단단히 붙잡아 놓은
잠 못 들던
환한 날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