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해골을 참 많이 그렸던 것 같아.
동경하던 우주해적 하록선장이라든지, 그때는 해골 깃발 그려진 배와 해적들이 멋있어 보였어.
지금도 물론, 리얼리티를 빼고 약간의 낭만성을 집어 넣는다면 해적들을 좋아해.
그러니까 다시 말하면, 내가 해적이라면 좋을 것 같아.
나는 마음껏 약탈을 하지만, 그럼에도 국민들은 그런 나를 선망하거나 사랑해주는 거지.
훗.
아래 해골의 뼈에서는 콩이 자라고 있어.
파랗고 동글동글한 콩이 가득한 콩주머니가 좌우에 세 개씩 있네.
뼈다귀를 땅에 심으면 푸른 것이 열렸으면 좋겠어.
그러면 뭐랄까 기억이 깨끗해 질 것 같아.
해골 당사자나, 그를 해골로 만들어버린 누군가도.
지금 후배가 자꾸만 나더러 같이 배를 타자고 꼬시고 있어.
원양어선을 타려고 학생 때 자주 시도하다가는 결국 성공하지 못했거든.
프랑스행이 연기 된 상태에서 어머니가 회복되기는 무리일 것 같고
과연 얼마나 빠른 시간 안에 돌아가시느냐가 관건인데
그걸 누가 알겠어.
지금은 가족 사이에서도 일하는 곳에서도 블로그에서도 또 모든 것에서 슬럼프야.
이게 다 여행을 못갔기 때문일 수도 있고, 사실 여행과는 아무 관계 없는 것일 수도 있어.
어제는 TB의 이름으로 삼행시를 7개 지었어.
당신들께 보여 주지 못해 유감이네.
거울을 가만히 보면서 말야
이 얼굴 안에 해골이 들어있다는 생각을 하면 기분이 이상해.
입을 가능한 크게 벌리고 한참을 입안을 쳐다보고 있으면
기존에 가졌던 사람에 대한 관념이 많이 흔들리는 것 같아.
주말에는 다시 횡성에 다녀와야 할 것 같아.
그리고 다른 곳을 또 들릴 수도 있지.
나름대로는 피곤한데 노력하고 있어.
봐봐, 해골한테 선글라스도 씌워줬잖아.
나도 선글라스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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