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이겠지만 어쩐지 왕보다는 여왕이 되어야 덜 멍청하게 나라를 다스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 여왕에게는 여성이라는 성적 측면이나 한 명의 여인으로서의 개성 보다는, <여왕>을 증명할 수있는 그런 느낌의 성격이 요구되지 않는가 싶다.

 

영국에는 여왕이 둘 있는데, 하나는 엘리자베스 여왕이고 다른 하나는 그룹 <퀸>이라고 한다.

 

오늘은 이 퀸의 음악을 교향곡으로 편곡 연주한 앨범 <더 퀸 심포니>를 들으면서 집을 나섰는데,

클래식 음반들 특성상 볼륨을 최대로 키워도 지하철을 타며 감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도무지 가장 여리게 시작해 들어가는 바이올린, 비올라, 플룻 등의 잔잔한 도입부가 들리지가 않는 것이다.

 

그러다가 갑자기 콰쾅! 하면서 때려대니, 내 귀에는 지하철 소음만 북적북적 대다가는 갑자기 콰쾅! 또 소음이 북적 대다가는 콰쾅! 이런 식으로 여왕님을 영접하게 되고 만 것이다.

 

한 마디로 여왕님의 속살향기는 맡아보지도 못하고, 위엄있는 발 구름과 호통소리만 듣다 끝나고 만 것인데, 그런 것도 괜찮네 싶었다. 프레디 머큐리가 살아 있었더라면 지금보다는 더 영국을 좋아할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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