뎀잇! 영화 BGM으로 오케스트라 좀 쓰지 말았으면 좋겠다.
나는 교향악을 들으러 갈 때보다 영환관에 가는 때가 훨씬 더 많은데,
오케스트라 효과음을 사용하는 영화감상 횟수만 쳐도
오케스트라 연주를 감상하는 일보다 훨씬 많은 것 같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그리고 필연적으로
오케스트라 음악을 듣다 보면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고,
헐리우드 특유의 산꼭대기 샷이나 비행기 샷처럼(전문용어로는 '호크아이샷'이라나...)
대양이며 대지의 영상이 현란한 속도로 당겨지거나 밀어내지고는 한다.
그러다보면 심지어는, 알렉산더나 워터월드나 가을의 전설 같은
스펙타클한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르기도 한다.
즉,
음악감상에 방해가 된다.
본래 영화의 의도는 오케스트라의 웅장함을 영화 속에 차용하는 것이었는데,
상황이 바뀌어 오케스트라에서 영화가 연상되어 버리는 지경이 된 것이다.
영화로서는 좋은 일이고
음악으로서는 별로 안 좋은 일이고
나로서도 별로 안 좋은 일이다.
(전형적인 헐리우드식 구조와 연출을 별로 안좋아하고 구미에 맞지도 않기 때문에.)
이것은 마치, 원태연의 어느 시처럼
"네 생각이 날 때마다 술을 마셨더니 이제는 술만 마시면 네 생각이 나네"
(원문과 동일하지는 않음)
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원태연에게 어떤 악감정은 없으나 그가 싸놓은 것들 중
내가 유일하게 감탄한 위의 구절이
알고보니 황순원님의 시에
"...... 때마다 담배를 물었더니 담배만 피면.....하네"
(원문과 동일하지는 않음)
와 똑같아서
표절같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표절이 아닐 경우) 이 사람 주변에는 황순원의 시조차
읽어본 사람이 없단 말인가. 잡스런 그 출판사 직원들을 포함해서?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아무튼, 음악이나 무용 등을 소재로 다루는 영화가 아닐 경우, 오케스트라를 함부로 쓰지 말았으면 좋겠다.
ps. 한국의 사극이나 전통극의 경우도 중요 부분에서 서양음악을 BGM으로 넣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게~ 뭐니~ 누구 맘대로~ 제니퍼 맘대로! 퓨전~ 아티스트도 아니고, 왜 사극이나 대하드라마에 전통음악을 안쓰고 이상한 걸 쓰는 거야~ 심지어는 대하드라마에서 대중가요를 BGM으로 쓰기도 하니 이거야 원. 오락성 말고는 이도 저도 빼고 가자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