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개구리
홍천 수타사 일하러 갔다 자정 10분 앞두고서 마무리
뒷마당 세면장에 손을 씻으러 들어갔는데
물 받는 고무대야 속 개구리 한 마리가 퐁동
빠져있어 어린 스님이 잡아다 넣었을까
대야 바깥 꺼내 놓았더니 풀동풀동 사람을 피한다
밟혀 죽을라 세면장 노란 전구 켜둔 채로 나서려니
문 닫히면 나갈 곳 없어보여 문틈에 돌 받쳐 열어두었다
나오니, 개 한 마리 어슬렁거려, 물려 죽을라 개를 묶고,
돌아서니 이 날선 세상에서 비껴난 산속
자비 가득한 절속에서도 개구리 한 마리 살기가 힘들다
밤하늘 별들이 똘랑거리자
귀뚜라미 스님들 와둥와둥 염불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