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문득, 그래, 새벽 세시 정도에 잠에서 깨어 캄캄한 방에서, 이불 속에서, 모로 누워,

노랗게 변한 핸드폰 충전기 빛을 바라보며 자위를 했을 때, 분명, 그렇게 느꼈다.

 

지금이 내 삶의 위기가 아닐까.

 

그건, 상상이나 낭만 없이 무미건조하게 변해가는 심심풀이 자위 때문일 수도 있고

그로 인해, 나날이 단축되는 사정시간 때문일 수도 있고

내일, 해가 떠도 딱히 내가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 없어서 일 수도 있고

너무, 따듯해서 그랬을 수도 있고 라면이 지겨워서일 수도 있고

점점, 무엇을 선택하는데 직관보다는 실리를 계산하게 되는 쇼핑 때문일 수도 있고

털과 먼지가 날리는 더러운 방, 먼지와 탁한 공기 때문일 수도 있고

어쩌면, 정말 내 삶의 위기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자위를 마치고 휴지로 휴대폰 충전기의 노란 불빛을 가리고 나자 방은 더 어두워지고 다시 잠이 밀려왔지만, 한 편으로는.

 

지금이야말로 내 삶에 위기여도 좋을 때.

 

라는 생각이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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