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종

 

 

그래서 ... 종종

 

보다 착한 사람이 되려 하고, 착한 사람이라는 말을 들으려고 하는 사람들을 목격하게 된다.

 

그게 참, 이상하다.

 

내 생각에 세상이 이나마 유지되고 있는 것은, 상대방의 속마음을 들여다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낱낱이 서로의 마음을 목격할 수 있다면,

가족도, 친구도, 지금과는 그 모습이 상당히 달라지게 될 것이다.

 

내가 이런 추측을 할 수 있는 근거는,

내가 목격할 수 있는 단 한 명의 속마음,

즉, 매일매일 목격하고 체험하는 나 자신이 될 것이다.

 

착하다는 말을 듣고싶다고 여기는 본인을 목격하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사실 나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건, 바나나를 쥐고 있는 인간의 손을 바라보는 아기원숭이의 마음과 닮지 않았을까?

 

착하다는 말을 해줘, 착하다는 말을 해줘, 내게 꿀을 줘, 꿀을 줘, 바나나를 줘, 바나나를 줘...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댔다고, 착하다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을 것이다, 고래는!

 

사람은 조금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왜 저사람의 칭찬에 기뻐해야하지?

저사람의 칭찬은 얼마나 공정하며 얼마나 값어치가 있는 것이지?

진심이 아닌, 입에 바른 칭찬에도, 나도 모르게 얼굴 발그레~하며 엔돌핀이 확산되는 것은, 살짝 마음에 차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계속해서 뭔가를 쓰는 것은

칭찬 받고 싶기 때문일 테다.

 

그러니까 어느 정도 정리하자면 이런 것인데,

내가 한 일에, 내 모습에 칭찬을 받는 것은 기쁘지만,

칭찬받고자 하는 욕구에 허덕이거나,

칭찬을 염두에 두고 행동하는 것에는 저급한 면이 있다.

 

물론 내가 바로 그 저급한 인간 중 대표자이고

때문에, 내가 생각하는 바가 늘-

여자에게 사랑받고 싶고,

다수에게 칭찬받고 싶고,

별로 착하지 않은 사람임에도 착하다는 말을 듣고 싶은 건데,

그런 나와 함께 살다보니

 

"착하다는 말이 듣고싶어"라고 고백하는 누군가를

그리고 종

 

목격하게 될 경우,

인상이 찌푸려지고 또 한편으로는 웃음이 나오는 것이다.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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