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은 사막을 가로지르네
창 밖이 깜깜한 지하철 타고
서성거리다 보면
형광빛이 내리쬐는 서울 하늘 지나
캄캄한 사막을 횡단하는 기분이 들어
유리창에는 미끄러지는 모래가루
가족들은 잘 있을까 생각하면
집 떠나온 30분이 영영
놓쳐버린 시간 같지
살아계실 때도 이미
어머니의 손톱은 썪어
사막을 걷고 있었어
어떤 때는 손끝이 빨갛게 달아올라
어머니 손을 붙잡고
이대로 땜질을 해버렸으면…
사막의 선인장들
남들은 이름도 하나하나 잘들 알던데
사막의 다른 쪽 끝이
또 다시 서울이라는 건 재밌는 일이야
열차는 알고 있겠지
두고 온 내 손톱이 더듬이를 세우고
쌔액! 쌔액!
모래 속을 파고드는 걸
아- 따듯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