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칼은 여러개이다
어느게 더 날이 길까
더 깊숙이 박혀 있는 지는
흘리는 피를 통해서도 알 수 없다
인생은 뭔가
심장을 비껴가는 데에
선수가 되어 있고
롯데 홈구장 방망이케이스 안에
세워진 야구방망이들처럼
갈비뼈 안에 칼들이 가득한데
누가 내 인생을 이토록 훈련시켰을까
아쉬움을 뒤집어쓴 베터박스에서
비상등 하나 없이
질주해 오는 칼날들
데드, 데드, 죽지 않는 데드볼
그래 오히려
심장이 성한 것이 나을 지도 몰라
어느 게 더 깊숙이 박혀 있는 지는
눈물을 쏟고서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