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신해철 노래를 한참 들었을 때
그러니까 고등학생 때
'잠들 때마다 내일 아침에 깨지 않기를 기도했지'라는 노래 가사가 들어있는
신해철의 노래 한 곡을 울면서 부르고는 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창피하지만
그때는 뭐라 형용할 수 없게 그런 느낌이 항상 가득했다
요즘은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날 때마다
인간만사새옹지마, 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고는 한다
한 친구는, 그거 좋은 일 아니냐고 하지만
내게는 그리 마음 편히 와닿지 않는 말이다
내 자유의지가 스스로의 삶을 조정해나가기 어렵다고 생각할 때마다
무척 무기력해지고 만다
그러다보면 과연 내 자유의지가 있었는가 싶고
자유를 위한 자유의지 외에, 다른 무엇을 위한 자유의지는 없는 것만 같아
우유곽 속에 뭐가 들었는지도 모르는 채로 이 우유곽은 소중하다, 소중하다고
떠드는 것만 같다
무엇을 기대한 들 어차피 그리 되기는 힘들고
어느날 아침, 그리고 대부분의 아침, 보성 같은 곳으로 훌쩍 여행 가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도
그대로 할 수 없음을 느낄 때마다
이것 참, 이러다간 큰일 나겠구나, 큰일 나겠구나, 불행해지겠구나, 한다
이때, 불행감을 견디기 위해 혹은 불행하지 않은 사람이 되기 위해
주어진 현실 속에서 행복할 꺼리를 찾고 보람을 찾고
시선을 바꿔 가지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건 마치
'생각하는 데로 살지 않으면, 사는 데로 생각하게 된다'는 폴 발레리의 말처럼
수치스러워지는 데에 동의하는 꼴이 되고 맒으로
차라리 나는,
너 요즘 왜 이리 어두워, 그래 가지고 사회 생활 하겠어?
라는 말을 듣는 쪽으로 결정하고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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