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 가나 싫어하는 게 생기고 만다.

 

이곳에서는 매주 30분씩, sericeo라는 마케팅 동영상을 상영하러 가는 일이 싫다.

 

왜냐하면 차분히 듣고, 내가 생각하기에 중요한 것을 메모하는 형식이 아니라

발표자의 발언과 동영상 자막들을 빠짐없이 메모한 뒤에 워드로 옮겨 데이터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재미 있는 게 눈 앞에 있는데 기계로서 재미에 맞서야 하는 시간이 괴롭다.

 

그래서 이 옮겨 적는 작업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그런데 이게 없어질 경우, 분명히 다른 싫어하는 한 가지가 생겨 이 자리를 대처할 것이다.

 

이것은 이를 테면 하루 종일 집안에서 빈둥대는 생활만 하는 사람이더라도

설거지는 정말 싫어, 라거나

쓰레기통 비우는 거 안하고 살 순 없나, 라는 식으로

분명 그 생활의 GUIDE LINE 안에서 싫어하는 무엇은 일정 공간을 차지하고 만다.

 

내 생활 속에서 가장 하기 싫은 것을 제거해도

여전히 남은 것들 중에서 가장 하기 싫은 것은 존재하게 된다.

거기서 또 가장 하기 싫은 것을 제거하고

남은 것들 중에서 또 가장 하기 싫을 것을 제거하고

 

이런 식으로 소거법을 실행하다 보면

결국은

 

숨 쉬는 질감이 싫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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