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3가나 뱅뱅사거리에 서 있으면
그래, 그저 가만히 서 있으면
많은 사람들이 주변에 있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이 중에는 나보다 오래 살 사람도 있고
나보다 먼저 죽을 사람도 있고
나보다 돈이 많은 사람도 있고
나보다 돈이 적은 사람도 있다
이 중에는 내 맘에 드는 사람들도 있고
나를 마음에 들어할 사람도 있다(그런 걸 그냥 다 알수 있었으면...)
나보다 용기 있는 사람도 있고
나보다 답답한 사람도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기분이 좋다
이렇듯 나는 나와 다른 사람일수록 끌리게 되는데
정작 그들은 자신과 다른 사람이라는 이유로 - 이상한 사람이야 하면서
나를 멀리한다
그런 사람들이 참 편협하다며 나 또한 그들을 싫어하게 되는데
이것은 결국 나는 편협하지 않은데
그들은 이런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싫어지게 되는 것이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에는
삶의 방향에 있어서 어떤 힌트가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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