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생각
오르가즘이 온다 여자의 표정은 미치도록 매력적이면서도 동시에 추하다 추하다고 생각하는 동안 밤꽃이 핀다 밤 속에 사정하는 애벌레처럼 잔뜩 찡그려지다가 밤송이 툭, 떨어낸 듯 평화가 찾아온다 아 벌써
심장이 툭툭 가죽을 두드린다 가끔은 심장이 나고 나는 심장의 껍데기, 모텔의 침대커버처럼 나를 버려두고 여자의 심장과 나의 심장이 손잡고 도망가버리면 내일 아침 청소하는 아주머니는 나를 둘둘 말아 세탁실로 가져갈까
여자의 젖꼭지 만지듯 키보드의 F 버튼을 까딱까딱 쓰다듬는다 왜 이래, 하고 키보드가 말한다
화면에 FFFFFFFFFFFFFFFFFFFFFFFFFFFFFFFFFF가 번진다 나와 자고 싶다면
돈을 FFFFFFFFFFFFFFFFFFFFFFFFFFFFFFFFFFF 이만큼 내세요
F버튼을 많이 누른 날은 우울하고 미안하다 키보드도 피곤한지 말랑말랑해진다
바깥에 비가 오는데 빌딩은 왜 우산을 쓰지 않을까 우산 쓰고 걷는 동안의 하늘처럼, 어떻다는 걸 알면서도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걸까 평화롭고 싶다고 쓸까 평화가 싫다고 쓸까 고민 중이다 여자는 어디에나 있다는데 이것은 함정일까 감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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