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는 다채로운 행위들 중에서
가장 즐겨하며
또 내 스스로 나를 부러워하게 되는 그런 행위로 이런 것이 있다.
'방바닥을 뒹굴거리며 혼잣말하기'
보통은 뒤구루루 구르며 이런 말들을 한다
"우주의 구조는 무얼로 되어 있길래 나를 이렇게 슬프게 하지?"
또 가끔은
"우주의 구조는 무얼로 되어 있길래 나를 이렇게 기쁘게 하지?"
평소와 다르게 이때가 좋은 점은
평소에는 습관적으로 삭제해서 사용하지 않는 말들
그러니까 흔히 말하는 불필요한 말들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평소의 "힘들다"는
"우주의 암흑물질 때문에 아마도 나는 힘들다"정도로 말할 수 있고
이 말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마음에 들 때까지 얼마든지 변주해서 말해볼 수 있다.
가끔은 침대가 있었으면, 이라는 생각을 하지만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은 것이다, 이런 건 이를테면
우주 안에 장판을 깔고 뒹굴거리냐, 침대를 놓고 뒹굴거리냐의 문제로서
벽과 막, 이 없는 듯한 착각 속에서
약간의 차이 밖에는 되지 않는 것 같다.
그러니까 결론은
두 개,
우주의 구조 때문에 슬픈 거거나
혹은
슬픈 생각을 하기 때문에 슬픈 거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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