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는 다채로운 행위들 중에서

가장 즐겨하며

또 내 스스로 나를 부러워하게 되는 그런 행위로 이런 것이 있다.

 

'방바닥을 뒹굴거리며 혼잣말하기'

 

보통은 뒤구루루 구르며 이런 말들을 한다

"우주의 구조는 무얼로 되어 있길래 나를 이렇게 슬프게 하지?"

 

또 가끔은

"우주의 구조는 무얼로 되어 있길래 나를 이렇게 기쁘게 하지?"

 

 

평소와 다르게 이때가 좋은 점은

평소에는 습관적으로 삭제해서 사용하지 않는 말들

그러니까 흔히 말하는 불필요한 말들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평소의 "힘들다"는

"우주의 암흑물질 때문에 아마도 나는 힘들다"정도로 말할 수 있고

이 말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마음에 들 때까지 얼마든지 변주해서 말해볼 수 있다.

 

가끔은 침대가 있었으면, 이라는 생각을 하지만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은 것이다, 이런 건 이를테면

우주 안에 장판을 깔고 뒹굴거리냐, 침대를 놓고 뒹굴거리냐의 문제로서

벽과 막, 이 없는 듯한 착각 속에서

약간의 차이 밖에는 되지 않는 것 같다.

 

그러니까 결론은

두 개,

 

우주의 구조 때문에 슬픈 거거나

혹은

슬픈 생각을 하기 때문에 슬픈 거거나

 

 

 

'some'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탕! 탕! 탕!  (0) 2006.03.24
여자 생각  (0) 2006.03.22
미용실의 머리 감겨주는 의자  (0) 2006.03.19
대화의 어려움  (0) 2006.03.19
작가 흉내에 대하여  (0) 2006.03.19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