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n mama



하고 부르면

비얼

하고 들린다

 

오늘은 비얼, 조차 보이지 않는 밤이다

스무 살 이후로는 산 사람보다 죽은 사람의 음악을 더 자주 듣는다


건강해지라고 절에 가서 빌었다

장님 부엉이가 우는 밤이었다


숲 속에는 어머니가 산다

비엉, 하고 부엉이가 우는 숲속에 촘촘히 별들이 뜬다


외나무 다리에서 염소 두 마리가 싸우는 꿈을 꾸고 싶고


통키와 욥기가 피구를 하는 어느 날에는

떨리는 손으로 보조심판을 하고 싶다 밤이거나 낮이거나


어머니의 마지막 소원은 찬 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것이었다


시를 쓰기 시작한지 13년 째, 아직도 나는 한 편의 시를

1

2

이런 식으로 나누는 이유를 잘 알지 못한다

엄두가 나지 않는 구분이다


시를 어렵게 쓰는 걸 좋아하지 않는데 오늘따라 어렵기만 한 것은

어머니가 아직도 숲 속에 있는지 신경이 쓰이기 때문이다


커다란 밤나무에 장님 부엉이가 울고 있을 때

나무 밑에 홀로 서서

으응 물을 기냥 벌컥벌컥 마시고 싶어


라고 말하고 있는 어머니를 상상한다

부엉이 나무 아래서

별빛이 새카매지도록 중얼거리다가 한 마디


옹국아아


부를까봐


시를 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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