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6475(삼칠육사칠오)
CD를 넣고 뚜껑을 닫으면 언제나 휘리릭
한 숨 소리가 먼저 들린다
어머니가 전화를 하셨다
왜요, 그랬더니
담배를 끊으라고 하셨다
꿈이었다
보험회사에서 전화가 왔다
보험료를 내지 않아
자동 해약이 되어 돈을 돌려준다는 말에
주니 받겠다고 했다
376475원
나도 모르던 내 건강상해보험
아, 나도 유산이라는 걸 받긴 받는구나
보나마나 이번에도 또 됐다고, 무슨 보험이냐고, 하는
내 대답에 꿍- 하면서도 들어놓은 거겠지
그리고 언제나처럼 애타게 돈 붓다가
못 붓고 못 붓고
내 어머니의 마지막 석달은 치매였다
어머니는 나를 언니라고 불렀지
어머니는 나를 붙잡고 언니와 통화를 했다
어딜 그리 가시냐고 헝겊으로 묶어 놓으면
이게 뭐냐고, 이게 뭐냐고,
침이 흐르는 것처럼 팔목에 줄이 생기고는 했다
은행가서 벌받아 오는데
몸이 에티켓모드로 부르르 떨렸다
어머니 대체 어디서 누굴 붙잡고 얘기하시는 겁니까
담배를 끊기로 했다
CDP에서는 이제 음악이 나온다
'pl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green mama (0) | 2006.03.30 |
---|---|
내 마음 편하게 (0) | 2006.03.24 |
회식이 있던 날을 기억하는 주말 (0) | 2006.03.10 |
요요마는 손가락을 잃고 놀이터에는 뺑뺑이가 도네 (0) | 2006.02.26 |
하늘도 꽃에 상처를 낸다 (0) | 2006.0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