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이 있던 날을 기억하는 주말
지난 기억에서 땅콩을 꺼냈어
땅콩에선 종이 맛이 났어
기억이 맑은 날 바람을 널어 말리는 중이었어
냉동실에 보관된 기억을 큰 맘 먹고 꺼내었어
전자레인지에선 우는 소리가 났어
왜?
하고 물었더니
속이 쓰렸어
소주에서 술 맛이 났어
가고 싶지 않은 곳에 걸어 들어가는 치맛자락을
움켜잡지 못했어
나만 살았어, 라고 땅콩이 말했어
내 심장은 종이처럼 썰려 나부꼈어
노래방 조명에 손 그림자를 만들었어
손 그림자로 상사의 목을 조였어
너희들이 더러우니까 내 더러움이 빛나지 않잖아
별처럼 팝콘들이 튀었어
팝콘들은 내 목구멍에 흠집을 내며 하나씩 걸어 들어갔어
팝콘들의 눈빛을 잊지 못하겠어
기억이 맑은 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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