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씩 담배를 태운다

담배를 태울 수 있는 건 약간 영광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담배란 건 귀한 작물이었던 것이고

여전히 생계품이라기 보다 기호품이니까

기호품이란 건 '여분의 즐김'이라는 의미가 있다

혹은 여유의 즐김일 수도 있고

 

 

 

 

 

 

 

간혹 흡연실을 마련해두는 건물이 있는데

그곳 의자는 대부분 쪼들쪼들하고 그다지 '여분의 즐김'과 어울리지 않는다

한 마디로 궁색하다

(비흡연자가 단 한 명이라도 있는 공간에서는 99명의 흡연자가

담배를 참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흡연자에게는 기호이지만 비흡연자에게는 건강과 기분, 스트레스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비흡연자가 있는 곳에서의 흡연은 일방적인 폭력이다)

 

 

 

그런 것이 '여분의 즐김'일 수는 없다

그러나 담배를 피울 때는 영광과 사치를 누리기 바란다

담배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꾸질한 모습이 아니라

비흡연자는 모르는 즐거움을 소유한 자의 넉넉한 모습

그래서

그런 이유로

흡연자를 위한 의자는 보다 폼과 운치와 영광과 사치가 느껴져야 한다

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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