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가까이에 영안실이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

그것도...

 

나는 궁금했다

서울역에서 제기역까지 걸어가며

시청 가득한 붉은 인파를 보며

과연, 장례식장에서도 오늘 축구를 볼까?

 

밤새 고스톱을 하고, 웃음 소리 간간이 퍼져 나오는, 술병 굴러다니는 영안실에

조문객들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

동부 시립병원 지하 1층

영안실을 찾아갔다

 

고조정례, 고김장희, 고김호진(가명들)

세 개의 장례가 진행 중이었다

축구 보는 이는 없고

여느 날과 다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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