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틈이 그런 생각을 했어
세상에는 아니 뭐 꼭 세상이 아니어도
앞을 보고 걷는 사람과 뒤를 보며 걷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고
사람의 신체 구조상,
그리고 신체 구조에 따른 자연스런 이미지 습관상(상상하는 방식에도 습관이 들더라고, 특히 사람은 눈이 모두 전방을 향하고 있어서 상상의 이미지도 한 방향 중심인 경우가 많은 것 같아)
산다는 건 나아간다는 이미지일 경우가 많고
게다가 나아간다는 건 보통 걸어가는 이미지인 경우가 많고
걸어가는 것은 대부분 두 발로 걸어가는 이미지인 경우가 많고
그런 경우 대부분 앞을 보고 걷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나 여러 사람들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저 사람은 앞으로 걸으면서도 뒤를 보고 있구나
고개를 뿌러지도록 돌려 뒤를 보며 걷거나
누구는 아예 뒤돌아서 뒷걸음질로 걷고 있구나 싶지
마이클 잭슨의 문워크moon walk라는 춤 말야
그건 참 사람을 설레게 하는 동작이었지
사실 사람은 그러지 않으려고 해도
향해야 하는 방향이라는 게 있거든
넌 이렇게 살아, 라든지
난 이럴 수 밖에 없어, 라든지
혹은 별 생각 없더라도 결과적으로 비슷비슷하게 남들
가는 방향과 비슷하게 따라가는 걸 봐도 그렇고
문워크의 환상은 내가 비록 당신을 보지 못하더라도
내 등은 당신을 향해 미끄러져 갈 수 있다는 환상을
느끼게 했어
앞을 보며 걷는 사람과 뒤를 보고 걷는 사람을 그려보려 했어
뭐, 실패란 건 값진 것이라니까...
결국 이건 값진 그림이라는 거로군
가끔씩 세상은 참 말랑말랑하기도 한 거구나라는 생각을 해
그러니까 누구든
이 따위로 살아도 좋잖아
'som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방침을 사랑한다는 것 (0) | 2006.06.28 |
---|---|
나는 꽃다발이 싫다 (0) | 2006.06.25 |
0 (0) | 2006.06.23 |
조건 있는 애정이 좋아 (0) | 2006.06.23 |
일이 끝나고 나서도 사람들은 바빠 보이네 (0) | 2006.06.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