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틈이 그런 생각을 했어

세상에는 아니 뭐 꼭 세상이 아니어도

앞을 보고 걷는 사람과 뒤를 보며 걷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고

 

사람의 신체 구조상,

그리고 신체 구조에 따른 자연스런 이미지 습관상(상상하는 방식에도 습관이 들더라고, 특히 사람은 눈이 모두 전방을 향하고 있어서 상상의 이미지도 한 방향 중심인 경우가 많은 것 같아)

산다는 건 나아간다는 이미지일 경우가 많고

게다가 나아간다는 건 보통 걸어가는 이미지인 경우가 많고

걸어가는 것은 대부분 두 발로 걸어가는 이미지인 경우가 많고

그런 경우 대부분 앞을 보고 걷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나 여러 사람들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저 사람은 앞으로 걸으면서도 뒤를 보고 있구나

고개를 뿌러지도록 돌려 뒤를 보며 걷거나

누구는 아예 뒤돌아서 뒷걸음질로 걷고 있구나 싶지

 

마이클 잭슨의 문워크moon walk라는 춤 말야

그건 참 사람을 설레게 하는 동작이었지

사실 사람은 그러지 않으려고 해도

향해야 하는 방향이라는 게 있거든

넌 이렇게 살아, 라든지

난 이럴 수 밖에 없어, 라든지

혹은 별 생각 없더라도 결과적으로 비슷비슷하게 남들

가는 방향과 비슷하게 따라가는 걸 봐도 그렇고

문워크의 환상은 내가 비록 당신을 보지 못하더라도

내 등은 당신을 향해 미끄러져 갈 수 있다는 환상을

느끼게 했어

 

 

 

 

 

 

 

앞을 보며 걷는 사람과 뒤를 보고 걷는 사람을 그려보려 했어

뭐, 실패란 건 값진 것이라니까...

결국 이건 값진 그림이라는 거로군

가끔씩 세상은 참 말랑말랑하기도 한 거구나라는 생각을 해

그러니까 누구든

이 따위로 살아도 좋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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