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꾹새

 

 

 

 

뻐꾸기 시계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무로 만든 작은 집안에서

두근두근 가만히 기다리다가

때가 되면 뻐꾸기 옷을 걸쳐 입고

실수하지 말고

서두르지 말고

문 앞에 서서 숨 고르고

기다리다가

기다리다가

어느 순간 문을 열어 젖히며

뻐꾹!

뻐꾹!

뻐꾹!

오후 3를 알려주는 것이다

그리고 돌아와서는

상기된 표정으로 쌀을 씻고

그녀를 위해

울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3에서 4 사이에는 차 한 잔을

마시고 다시

4를 알릴 준비를 하고

 

물론 그녀가 나가고 없는 빈방일 경우가 태반일 제지만

튜닝되지 않는 발전 없는 목소리로

뻐꾹거리는 심장으로

뻐꾹, 뻐꾹, 뻐꾹, 뻐꾹

4라고 우는 것이다

돌아오세요- 하고

 

 

 

 

 

 

 

 

 

'pl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0) 2006.08.09
제기동  (0) 2006.08.08
녹차의 맛  (0) 2006.08.04
잠을 자다 발목을 삐었다  (0) 2006.08.04
네 줄로 쓴 자서전  (0) 2006.08.02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