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당신들이 바라보는 그 달은
상처 투성이의 달일 것이다
날마다 내가 째려보았던
그 달일 테니까
P.S.
궁지에 몰린 쥐처럼
갉아대던 그 달일 테니까
나는 상처에 둔감한 편도 아니고 강인한 편도 아니며 담담한 편도 아니다
자주 상처를 받고 자주 상처를 준다
<상처를 아는 자가 타인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다, 그 고통을 알기 때문이다>
라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은 맞기도 하고 안맞기도 하다
상처를 아는 자는 자기도 모르게 쉽게 타인에게 상처를 내고는 한다
많이 맞아본 사람이 때리기도 잘 할 수 있는 것처럼
혹은
그 고통을 알기 때문에 상처를 낼 만하다고 여기는 지도 모른다
내가 저달을 바라볼 때는
낮보다는 밤인 경우가 많고
때로는 술에 취한 날이며
거의 언제나 지친 날이다
그러지 않으려 해도 내 눈길에는
날이 서있다
달님
이라고 불러본 것은 언제인지 모르겠다
야!
너!
달!
이런 식으로 막 대한다
달이 내게 상처 주지 않을 거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어쩌면 어떤 식으로 상처를 받더라도
보복하거나 분노하지 않는
달
같은 이야말로
사랑받기 충분한 사람일 것이다
달
같은 사람
이라니...
나는 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