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다

 

 

 

 

개미 한 마리를 봐도 웃는다

쓰레기 봉지를 문 손톱만한 고양이나

버려진 세 발 자전거

끈 뜯어진 슬리퍼만 봐도 웃는다

얇게 저민 돼지 간을 통과하는 햇살처럼 샤르르-

 

기생충처럼 구름 속 파고드는 새 한 마리

지붕에 매달려 떨어지는 물 한 방울

천둥소리에 귀를 발발 떠는 귀뚜라미를 봐도

홍수에 떠내려가-는 그네 끈을 봐도 웃는다

 

오직

너를 보고서만 웃지 않는다

 

 

 

'pl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라면가게  (0) 2006.08.13
의심과 나의 관계  (0) 2006.08.13
  (0) 2006.08.09
제기동  (0) 2006.08.08
뻐꾹새  (0) 2006.08.08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