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에 거쳐
때때로 만나는 친구란
결국 인생의
데코레이션 같은 것
삶을 보다
예술적으로 보이게 하거나
데코레이션만으로
탄성을 자아내게 하거나
그저 행복감에
젖게 할 수도 있으나
결국은 데코레이션인 그것
데코레이션을 보고, 케잌이다! 라고는 말할 수 없는 것
친구란 중요하다 특히 어릴 적 친구란 것은
때로는 가족보다 소중하다
나는 친구를 위해 많은 것을 버릴 수 있는 관계를
때로는 구질구질하다고 생각하지만
때로는 그것이야말로 친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 친구란 것의 개념이
나의 팔 하나의 개념에서
내 삶의 데코레이션
내 삶의 드라마 스피커
답답할 때 넋두리할 사람
하루 정도 보고 떠들고 다시 또 한 번 볼 사람
으로 변해간다
나는 나름 나를 디자인해왔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디자인한 내 모습이 너무나도 잘 실현되어 당황스럽다
누구라도 자연스럽게 편하게 만나고
누구도 나를 싫어하지 않고
누구라도 나를 곁에 두고 싶어하고
오래 만나고 싶어하고
이 비결은 곧 편안함, 가벼움, 위트 같은 건데
그리고 무엇보다 적당한 - 솔직 흉내 -
그러다보니 하나같이 나를 그저 친구 정도로만
두려고 하는 것 같아
이런 말 하긴 정말 싫지만
허전하다
적어도 젊은 현대인에게 있어서의 친구란 개념은
사실 이런 정도가 맞는 것 같다
내 여가 시간에 불러내서 얼굴 잠깐 보고 사는 얘기 조금 듣고
옛날 같이 어울렸던 얘기 하면서 그때 생각에 잠시 잠기고
그리고 내일의 약속이라든가 오늘의 할일 때문에 서둘러 - 혹은 밤늦게
헤어지고
그러면서 오늘 만나서 즐거웠어, 다음에 또 만나- 그러는
아주 몹시
짜증나는 행위의 반복
데코레이션은 케익을 맛있게 하고 아름답게 한다
친구 또한 나를 그렇게 만든다
너는 나의 데코레이션 나는 너의 데코레이션
나는 요즘 친구 잘라내기에 맛을 들인 것 같다
친구목록을 줄일 수 있는 한 최대한으로 줄여볼 생각이다
오래 묵은 메일함을 정리하듯이
언뜻 직관적으로 느끼기에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친구란 3~4 명 정도 되려나?
그러는 한편
어떻게든 여기저기서 친구를 만들려는 욕심이 생긴다
그것은 지금의 내 친구들과 내가 만나게 된 공간적 카테고리나
환경적 카테고리가 너무 흡사하기 때문에
예를 들면 가정환경, 학군, 고향, 말씨, 가치관, 취미, 등등
국내 10대 재벌가의 누구, 라는 친구나
불구자 친구나
전과자 친구
창녀 친구
농부 친구
광부 친구
야구선수 친구
변태 친구
변호사 친구
외국인 친구
배배 꼬인 친구
벙어리 친구
장님 친구
뭐 이런 식으로 ... 그럴 순 없을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