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히르, 파울로 코엘료, 문학동네

 

 

 

대부분의 작가들은 내용보다는 스타일에 골몰했다. 그들은 독창적인 작품을 쓰려고 애썼지만, 결국 지루하기만 할 뿐이었다.

 

 

나는 그곳에서 재미있는 프랑스어 관용구를 배웠다. 랑부아 라상쇠르, 타고 온 엘리베이터를 다시 보내주기라는 뜻이다. 내가 당신의 책에 대해 좋은 말을 해주면 당신도 내 책에 대해 좋은 말을 해주어야 한다.

 

 

처음에 그녀는 매우 흥분해서 내게 그의 이야기를 했다. 감수성이 예민하며, 사람들이 그래야 한다고 말하는 대로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보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는 그녀보다 다섯 살 연하였지만, 에스테르는 그가 마법 같은 자질을 갖고 있다고 했다.

 

 

나는 마음이 끌리는 여자 서너 명을 만났다. 그리고 마침내 서른 다섯 살의 프랑스 여배우 마리에게로 관심을 좁혔다. 나는 모두가 호기심을 갖고 궁금해하는 유명인사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 당신 속에 있는 한 남자를 사랑해요 혹은 당신이 유명하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혹은 최악의 경우로 난 돈엔 관심없어요 따위의 바보 같은 말을 하지 않은 것은 그녀뿐이었다.

 

 

아주 좋아요. 우주가 우리의 실수를 교정해줄 거예요.

 

 

단순하고 우아한 옷차림이었다. 옷을 보고 디자이너의 이름이나 상표명을 짐작할 수 없는 종류의 우아함이었다.

 

 

어제보다는 더 사랑하고 내일보다는 덜 사랑하죠. 문방구에서 파는 그림엽서에 적혀 있는 것처럼.

 

그 두 선로 사이의 거리는 얼마나 될까?

나는 플랫폼 위에 서 있는 역무원에게 다가가 물었다.

두 선로 사이의 거리는 143.5센티미터, 혹은 4피트 8 2분의 1인치입니다.

그의 대답이었다.

한심스러운 일이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면 150센티미터가 훨씬 편하다. 아니면 5피트든가. 그게 우수리 없고, 명확하고, 객차를 만드는 사람이나 철도 직원들에게도 훨씨 ㄴ편한 숫자 아닌가.

이유가 뭐죠?

나는 역무원에게 재차 물었다.

객차 바퀴 사이가 그만큼 떨어져 있으니까요.

하지만 객차 바퀴는 선로 사이의 거리를 기준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닌가요?

이봐요, 내가 기차역에서 일한다고 기차에 대해서라면 뭐든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슈? 세상일이란 그렇게 생겨먹었으니까 그렇게 돌아가는 거 아뇨.

 

 

맨 처음 기차를 만들 때, 마차를 만들 때 사용한 것과 같은 도구와 연장을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마차 바퀴 사이의 거리는 왜 그만큼 떨어져 있었을까요? 고대에 도로를 그 정도 폭으로 만들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마차 바퀴 사이의 거리를 도로 폭에 맞춰 만든 겁니다.

그렇다면 도로 폭이 그만큼이어야 한다고 결정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우린 지금 아주 먼 과거로 거슬러올라가는 겁니다. 최초의 위대한 도로 건설자였던 로마인들이 그렇게 정했습니다. 무슨 이유로 그렇게 정했을까요? 전차 때문입니다. 전차는 말 두 마리가 끕니다. 그리고 그 시대에 같은 품종의 말을 나란히 매어두면, 말들의 폭이 143.5센티미터를 차지했던 겁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오늘날 우리가 이용하는 초현대식 고속열차가 달리는 선로 사이의 거리가 고대 로마인들에 의해 결정되었습니다. 이민자들이 미국에서 철도를 건설할 때, 그들은 선로 사이의 거리를 바꾸는 게 낫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던질 생각도 않고 같은 모델을 적용했습니다. 그 수치는 우주왕복선을 만드는 데도 마찬가지로 영향을 미쳤습니다. 미국의 엔지니어들은 연료탱크가 더 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연료탱크는 유타 주에서 제작되어 철도를 통해 플로리다에있는 나사(NASA)까지 운송되어야 했습니다. 가는 길엔 기차 터널들이 있었고, 폭이 넓은 것은 터널을 통과할 수 없었습니다. 결론은 이렇습니다. 우린 로마인들이 이상적이라고 결정한 폭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거죠.

 

 

저 여행객들을 보시오”…

저들은 단지 조명으로 빛나는 기념물들을 바라보고 있소. 그리고 집에 돌아가서는 파리를 보았다고, 안다고 말하겠지. 내일은 모나리자를 볼 거요. 그리고 나서 루브르에 갔었다고 할 거요. 하지만 저들은 파리를 알지 못하고 루브르에 가본 것도 아니요. 단지 배를 타고 단 한 점의 그림을 보았을 뿐이지. 포르노를 보는 것과 섹스를 하는 것의 차이점이 무엇이겠소? 도시 하나를 그냥 스쳐 지나가며 보는 것과 거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려고 하는 것의 차이점과 같을 거요.

 

 

목소리는 내게 단 한 사람의 변화가 인류 전체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말합니다.

 

 

에스테르는 사람들이 왜 슬퍼하는지 묻습니다.

이유는 간단하오. 노인이 대답합니다. 그들은 그들 개인의 역사에 갇힌 죄수들이기 때문이오. 사람들은 생의 목표가 하나의 계획을 좇는 거라고 믿고 있소. 그 계획이 자기 스스로 세운 건지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만든 건지 반문해보지도 않고 말이오.

 

 

사랑이 사람을 행복으로 이끈다는 생각은 근대의 발명품으로 17세기 말에 생겨났습니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사랑은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고, 그것을 실천하는 가장 훌륭한 방법이 결혼이라고 교육받게 되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열정의 수명에 대해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았습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해피엔딩이 아니라 비극입니다. 지난 몇 십 년 동안 결혼이 자아 실현의 한 수단이라는 개념이 눈에 띄게 발전한 만큼 그에 대한 환멸과 불만도 증가했죠.

 

 

당신들이 피어싱을 한 이유를 좀 설명해주겠소?

사람들이 왜 액세서리를 달죠? 왜 굽 높은 구두를 신죠? 겨울인데도 목이 많이 파인 옷을 입는 이유는 뭐예요?

 

 

너희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알아?”…

이 가게 안에 있는 물건들의 라벨을 모두 바꾸는 거야. 그러면 사람들은 무지 헷갈리겠지. 어떤 음식을 데워 먹어야 할지 차게 해서 먹어야 할지, 구워먹어야 할 지 튀겨 먹어야 할지 모르겠지. 조리법을 읽지 않으면 자기들이 먹을 음식을 어떻게 요리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니까. 그들은 본능을 잃어버렸어.

 

 

얼간이들이야말로 집단적인 어리석음을 유지하고 보존하는 자들이다.

 

 

그녀가 왜 이곳으로 왔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이곳엔 주의를 흩뜨리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하늘을 우러러보며, 나는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 했던 질문들을 던졌다.

 

    우리는 왜 어떤 이들은 좋아하지만 어떤 이들은 싫어하나요?

    죽고 나면 우리는 어디로 가요?

결국 죽을 텐데 왜 태어나는 건가요?

    신의 뜻은 도대체 무엇인가요?

 

 

여기까지 오기 위해 내가 그토록 많은 일을 겪었는데도 말이요?

그런 말은 다시는 하지 마십시오. 그렇게 말한다면 선생은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 겁니다. 왜 선생의 수고가 사랑하는 사람의 복종과 감사, 혹은 인정으로 보상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시죠? 선생께서 이곳에 온 것은 아내의 사랑을 사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것이 선생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방식으로 당신을 기다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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