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
문영수
물 사이로 징검징검 그녀들이 건너간다.
그녀들의 등허리를 밟고 흰 개 한마리 건너간다.
개 주인이 건너가고
삼베 장삼을 입은 한 스님이 건너간다.
그럴 때 마다
그녀들, 기우뚱거리며 흰 거품을 토해낸다.
그녀들 사이로 파란 하늘이 빠져 콸콸 소리를 지르며 건너간다.
물에 빠진 나무 그림자들이 물 속을 흔들고 있다.
어느 봄날, 그녀들
흐드러진 벚꽃 사이를 건너가는 봄을 보았다.
꽃 하나를 건너 뛸 때마다 언뜻언뜻 보이던
그 환한 가랑이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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