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이 사람들이 다 시인이다.
시인이 참 많다.
저녁에는 고은시인도 다녀갔고, 저번 모임에서는 김남조시인도 다녀갔었다.
그런 분들은 한 번 납시면, 다른 조무래기 시인들로부터 깍듯한 대접과 존경을 받는다.
거 참..
어떤 면에서는 시인들도
타인을 통해, 타인들 속에서 자신이 시인이라는 사실을
느낀다.
거 참...
어느 지방신문 등단 시인은 이 자리에 자신의 시집을 들고 와서
여러분들에게 나눠드리려고 했는데
저 유명하고 대단하신 시인들 사이에 선뜻 끼어 시집 가져가시라고 말하기가 꺼려져서
결국 그냥 돌아가시기도 했다.
거 참...
시인들은 대체로 양심이 발달된 사람들이다.
또한 자신에 대해 비교적 엄격하고 자기 검열이 습관화 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때문에, 이런 사람들과 어울리면 내가 해를 입을 염려는 별로 없다.
하아~
시인이 되고 나서도 여전히 답답~하다.
아니면 아직 덜 되어서 그런 것이거나
되자마자 타락해서 그런 가...
이들의 나이를 감안하면
이들의 시에 대한 정열은 가히 놀라울 정도이다.
정말 밥만 먹고 시만 생각하는가 싶은 분들도 많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이 많은 이들이 다들 그렇게 열정적으로 시에 힘쏟다 보니
그런 점에서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서로서로, 닮아간다.
이들의 세계 역시 가장 큰 문제는
말이 많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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