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중.... 그리고 일년 중...
'걸음의 수'만을 놓고 보았을 때
보통의 사람은 옷을 벗고 걸을 때보다, 옷을 입고 걸을 때가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더 많다.
옷을 입고 걸으나 옷을 벗고 걸으나 걸음이 걸음이지 뭐.
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실제로 옷을 벗고 걸어볼 기회를 가져보길 바란다.
뭔가 모르게 자신의 걸음걸이가 어색하게 느껴질 것이다.
옷을 벗을 필요까지도 없이
평소에는 전혀 입을 입 없는 타이즈 같은 것만 입고 걸어도(체조복이나 싸이클복 같은)
내 걸음 걸이가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어쩌면, 치마와 바지라는
전혀 그 성격이 다른 의상을 번갈아 입고는 하는 여자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옷에 따른 자신의 걸음걸이의 변화나 어색함 같은 것들을 발견해왔을 것이다.
다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옷의 기능성에 따른, 옷과 신체의 기능적 조합에 따른 걸음걸이의 달라짐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걸음
그 자체를 무시해버린다는 것이다.
즉, 자기 자신이 어떤 걸음을 걷는지를 평소의 자신은
자신의 몸을 감싸고 있는 옷들의 '가림'으로 인해 인식하지 못하게 된 채로
그것이 일상화된다는 것이다.
신발의 관여도는 더욱 심하다.
길을 맨발로 걸어본 적이 언제였는지 까마득하다.
굽이 높은 구두를 즐겨 신는 사람들의 경우는 더욱 심한 괴리를 느낄 것이다.
순전히 내 몸만을 이용해서 걷는 것,이 어색해진 life.
신발 구매의 초점은 기본적으로 걸음에 맞춰져야 한다.
뜀을 비롯한 다양한 동작들은 걸음의 연장선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신발 구매의 초점이 걸음이 아니라 형태로 옮겨진 듯 싶다.
이 신발을 신고 서있을 때의 나의 자세나 체형 같은...
다분히 많은 사람들이, 그리고 세련되었다는 사람들일 수록 더욱
美적 기능으로서 신발을 선택하고
형태적인 관점에서 신발을 구매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계속해서 신발을 신고 다니는 이들을
'걸음'의 관점에서 지켜볼 것이다.
가파른 계단을 내려올 때, 불안정한 신발 등으로 인해 할망구처럼 떠듬거리며
내려오는 여인을 볼 경우, 어쩐지 참담해진다.
신발로 인해 힙이 올라가고 다리가 길어보이는 등의 효과는 바람직하다.
그러나 그로 인해 저절로 엉덩이가 실룩거려지고
발 디딤이 떠듬떠듬이가 되는 그 묘한 걸음을 바라보면
참, 애 쓴 다 는 생각이 든다.
가장 재밌는 순간은, 방이나 실내에 들어가서 마침내 신발로 부터
내 려 서 는
그 순간에 일어난다.
바지는 잔뜩 발에 밟히고, 걸음 걸이는 망나니스럽다.
마음에 드는 신발 없이는 자신의 걸음을 걷지 못하는 현상
틈틈이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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