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김주환
잔디 깎는 기계가 잔디밭을 달리던 날
사방으로 튀는 풀비린내
뼈와 살이 잘릴 때마다 진동하는
푸른 피비린내.
딱지가 내려앉기도 전에 밟히는 상처는
사람의 신발 위에 열심히 새 살을 밀어 올렸던
며칠 밤이지
무엇이든 너무 열심이면 허무해지는 수가 있지
미련한 밤은 갈수록 부지런해서
사람들은 둘러앉아 퍼런 생채기에
고약 같은 막걸리를 붓고
잔디들은 술에 취해 잠든 사이
낮동안의 쓰라림을 잊는다
모두가 돌아가면 이윽고
숙취를 위해 이슬이 얹힌다.
# '고약같은 막걸리' ... !
# 거참, 서민이라는 제목을 달고 시를 쓰기란 정말 정말 어려운 노릇인데
24살짜리 애가... 하긴 나도, 지금 보단 그 나이 때 더 잘 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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