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같은 짜증
감기 걸린 채
페차- 페차- 기침해대는 꼴불견인 남자와
발이 마주 닿아 있다
사람에 대한 이 짜증은
이미 전 역을 출발하였다
짜증 속에서 좋은 것들과 나쁜 것들
못 생긴 것들과 잘 생긴 것들이 공정하게
미워지고 경박해진다
볼품 없는 꽃은
질긴 장갑으로나 만들어 쓰면 좋겠는데
최홍만*이나 크로캅* 같은
격투기 선수 손에 큼지막한 꽃 한 송이씩 씌워져
서로를 때리고 또 때리면
짜증이 열린다
아! 이 꽃 같은 짜증
좋은 지 나쁜 지도 모를 향기
* 종합격투기K1과 PRIDE의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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